총수 부재로 막혔던 투자ㆍM&A 등 글로벌 역량에 맞춘 인사도 단행
3세 경영 본격화…장녀 이경후, 상무대우로 승진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멈춰섰던 CJ그룹의 경영시계가 비로소 동력을 갖추고 새 출발선에 섰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주말 치료차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그룹 안팎에서는 그의 건강 회복과 이로 인한 그룹의 경영 정상화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회장의 경영 복귀는 지난해 8월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되면서 한 차례 예상됐다. 그러나 기대감도 잠시, 이미 앓고 있던 유전병으로 인해 건강이 극도로 악화되면서 경영보다 치료가 급선무가 됐다. 이 회장이 앓는 질환은 인구 10만명당 36명꼴로 발생하는 희귀유전병인 '샤르코 마리 투스(CMT)'로, 손과 발의 근육이 위축되고 약해지는 병이다. 유전병 중에서도 가족력이 큰 게 특징으로 이 회장의 누나 이미경 부회장도 같은 유전병을 앓고 있어 현재 LA에 머무르면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사면 직후 치료에 주력한 후 지난해 하반기께 경영선상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었다. 그러나 CJ그룹과 청와대 간 '사면거래' 의혹에 대해 특검 조사가 실시되 면서 또 한차례 늦춰졌다. 이어 최순실 사태 등에 연일 CJ그룹이 거론되면서 이 회장의 치료도 무기한 연기됐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출국금지 상태에 있어 미국서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고 단정했지만, 이 회장이 출국금지에 놓인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특검 조사 중이기 때문에 또다른 오해를 살 수 있어 연기해왔을 뿐이라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말, 특검이 마무리 되고 건강이 호전되면서 미국행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CJ그룹은 6일 부사장대우 7명, 상무 25명, 상무대우(신규임원) 38명 등 총 70명을 승진시키고 49명의 임원을 이동시키는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승진자 가운데는 이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미국지역본부 통합마케팅팀장도 포함, 상무대우로 승진돼 3세 경영참여가 본격화됐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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