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수장 오르고 LG폰 뜯어보니
부품, 크기, 모양 제각각…규모의 경제 안 돼
가죽 택한 G4, 기술적으로 맞지 않아
불필요한 혁신은 이제 그만할 것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7)의 LG전자 부스를 찾아 기술과 제품들을 점검했다.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전략 스마트폰 'LG G6'를 공개하고 전시공간도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확대했다.(사진=LG전자 제공)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7)의 LG전자 부스를 찾아 기술과 제품들을 점검했다.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전략 스마트폰 'LG G6'를 공개하고 전시공간도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확대했다.(사진=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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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지난달 27일부터 2일까지 나흘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렸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다양한 ICT 기술의 현재와 미래상을 보여주면서 막을 내렸다. MWC 기간 중 많은 간담회와 발표행사, 전시 부스를 돌아보면서 미쳐 기사에 담지 못한 뒷이야기를 담아봤다.


"다른 경쟁사들은 똑같은 부품을 위에서부터 밑에까지 썼는데, 왜 우리는 여기는 이 부품, 저기는 저 부품을 쓸까? 같은 일을 하는데 여기는 이런 형태, 여긴 이런 크기. 왜 각기 다른 걸 썼을까 직원에게 물어봤다."

지난해 말 LG전자 수장에 오른 조성진 부회장의 말이다. 뼈가 박혀있으면서도 핵심을 파고드는 한마디다. 그의 MWC 첫 방문, 첫 간담회에서 나온 말이다.


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조 부회장은 LG전자의 TV·세탁기 등 가전사업부만 담당해왔다. 고졸 출신에 40여년간 LG전자에서 세탁기 엔지니어로 근무하다 CEO까지 맡게 된 그는 직접 부품을 뜯어 가면서 제품을 연구한 '세탁기 박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여김 없이 LG전자의 스마트폰과 경쟁사 스마트폰 30여대를 내부까지 살펴보고 그가 깨달은 결론이다. 서로 다른 라인업이나 다른 크기의 스마트폰마다 내부 부품 크기가 다르고, 들어가는 제품 도 달랐다. 그렇기 때문에 대량으로 주문해 부품 가격을 낮추는 규모의 경제가 발휘될 수 없었다. 삼성전자, 애플 등 단일 품목으로 수천만대씩 판매하는 경쟁사와 애초에 가격 경쟁력을 가져 갈 수 없는 상황에서도, 그동안 잘못된 전략을 폈다는 '셀프 디스'인 셈이다.


조 부회장은 과거 G4, G5 두 모델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다른 경쟁사들은 메탈로 넘어 가는데, 메탈이 필요한지라는 시각을 보면 기술적으로는 메탈이 돼야 칩셋에 나오는 열을 방열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G4에서는 가죽을 택했는데, 고객은 그런 것들 좋아 했을지는 몰라도 기술적으로 들여다보면 가죽은 모바일과 안 맞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또 그는 "출시 이후 죽었다(실패했다) 하더라도 이 물건 자체가 그 다음으로 연결되고 연결고리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죽은 것이(실패한 것이) 아니고 다만 좀 다른 라인업으로 들어가게 되는 등 이런 연결고리를 우리가 이제 만들어야 되겠다"고 말했다.


이는 LG전자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모듈형 스마트폰으로 G5를 출시했으나, 수율상의 문제로 실패한 이후 차기 모델에서는 모듈형을 포기한 지점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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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불필요한 혁신보다는 더 많은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작의 실패는 더 새로운 혁신을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에 결국 특이한, 소수 고객만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면서 나왔다는 것이다 .


조 부회장은 "향후에는 같은 부품이라면 좋은 부품을 가지고 위에서 밑으로 내리면서 주문량을 키워 원가, 재료비 뿐 아니라 총 원가까지 떨어뜨리는 작업들을 할 것"이라며 "실제 세탁기에서 도 LG전자 제품의 인버터, 모터가 성능이 좋아 설계 비용은 많이 들어갔는데 상위 모델이나 하위 모델 모두 똑같이 쓰는 등 물량을 키워서 경쟁사 제품과 가격을 유사하게 맞췄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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