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카드대란' 우려…카드론·현금서비스, 캐피탈사 대출 등 여신전문기관 대출 55.2조, 고금리·빈곤 악순환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부채 가운데 눈여겨봐야 할 부문은 신용카드사의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증가세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는 가계부채의 뇌관이다. 한국경제는 지난 2003년 카드대란때 그 폭발력을 경험한 바 있다.
하나 더 살펴보야 할 것은 2003년과 달리 생계형 자금이라는 점이다. 2003년 카드대란은 신용카드 발급 남발에 따른 '흥청망청 빚'이라 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최근 카드론 및 현금서비스 급증은 '생계형 빚'에 가깝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는 은행 대출이 어려운 저신용자나 저소득층이 생계형 급전이 필요할 때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악성부채의 출발점으로 지목된다. 외관상 전체 가계부채(1344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하지만 다중채무와 맞물려 있는 경우가 많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를 두고 가계 부채의 뇌관이라고 하는 이유다.
◆고금리, 빈곤의 악순환 = 문제는 이자율이다. 1월말 기준 7개 전업계 카드사(신한ㆍ삼성ㆍKB국민ㆍ현대ㆍ롯데ㆍ하나ㆍ우리)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4.8%, 현금서비스 평균금리는 20.66%다. 신용등급이 낮은 7~10등급의 경우 카드론 평균 이자율은 18.5%이며, 현금서비스는 21.6%대다. 법정최고이자율은 27.9%다. 고금리 대출이다보니 연체시 이자폭탄을 맞을 수 있다. 빈곤의 악순환이다.
◆2003년 카드대란의 악몽 재연(?) = 연체율과 연체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3분기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자산중 연체되거나 부실화된 카드론 자산은 2015년 말(1조2940억원)보다 1199억원(9.3%) 늘어난 1조4139억원을 기록했다. 카드사들은 보통 연체 기간이 90일을 넘기면 원금을 전액 회수하기 어렵다고 보고 부실채권으로 분류한다.
연체건수도 이상기류를 보이고 있다. 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카드론 연체건수는 38만6325건으로 전년동기대비 7% 늘었다. 카드대란 당시 50만건을 넘어서던 카드론 연체건수는 금융당국의 규제강화로 감소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40만건을 육박하고 있다.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연체건수 및 연체율이 급상승할 수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카드론 및 현금서비스 증가→돌려막기→대부업체 대출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다. 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장은 "연체율은 후행지표다 보니 당장 높지 않더라도 신용카드 대출이 쌓이다보면 위험 수준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은행권 신용대출이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연체율이 올라가는 것은 염려되는 시그널"이라며 "가계부채 리스크의 핵심이 은행권에서 비은행권, 담보대출에서 신용ㆍ기타대출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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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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