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저항정신 문화예술 작품으로 승화한다

오늘 서거 72주기,올해 탄생 100주년 다양한 기념행사 열려

[아시아경제 박희준 편집위원]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저항 시인 윤동주(1917∼1945)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그를 기리는 다양한 행사가 국내외에서 그의 탄생일인 12월30일까지 이어진다. 그가 순국한지 72주년인 날인 16일에는 한일 시인단체가 추모의 행사를 갖고 그의 작품 세계와 저항정신을 조명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지린성 용정에서 태어난 윤동주는 명동소학교를 수학하고 숭실중학교와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했다. 숭실중학교 때 처음 시를 발표한 그는 1939년 연희전문 2학년 때 '소년'지에 시를 발표해 정식으로 데뷔했다. 1941년 말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한 그는 이듬해 초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그해 6월까지 릿쿄대를 다니다가 중퇴한 뒤 10월 교토 도시샤대 영문학과에 편입했다. 두 대학 모두 졸업하지 못했다. 1943년 항일운동을 했다는 혐의로 체포된 그는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27살의 나이에 요절했다. 사후에 그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출간됐다.

탄생 100주년이 되는 올해 고인의 생애를 기리고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행사가 잇따라 열린다. 특히 순절 72주년이 되는 16일엔 일본 도쿄의 한국YMCA호텔에서 한국 시인 38명과 일본 문인 20명, 재일동포 150여명이 참석하는 '윤동주 추모의 밤' 행사가 서울시인협회 주최로 열린다.

협회는 앞서 지난달 11일 올해를 '윤동주 100년의 해'로 선포하고 일본 도쿄-교토-후쿠오카, 중국 용정, 서울과 전남 광양 등 윤동주 삶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을 탐사하는 '윤동주 문학 여행', '윤동주 시의 재발견 작업', '윤동주 시비 공원 조성' 등 7가지 사업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지난 13일에는 그가 다닌 도시샤대에서 한·일 양국 시인들의 특별 추모회가 열렸다. 그가 수학한 릿쿄대와 도시샤대학은 명예 졸업장을 그에게 수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계에서도 메가박스가 19일까지 5일간 윤동주의 삶을 그린 이준익 감독의 영화 '동주' 특별 상영회를 연다. '동주'는 지난해 관객 117만명을 동원했다. 또 서울예술단은 오는 3월21일부터 4월2일까지 예술의 전당에서 윤동주의 일생을 다룬 창작가무극(뮤지컬) '윤동주, 달을 쏘다'를 공연한다. 미국에서 윤동주 시인의 작품으로 노래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밴드 '눈오는 지도'는 1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공연을 하는 등 한중일 순회공연에 나섰다.

그를 다룬 책도 잇따라 출간된다. 숙명여대 김응교 교수의 '디아스포라 백석과 윤동주'를 비롯해, 윤동주를 연구한 학자 20여명의 논문을 모은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논집'(태학사) 등이 올해 출간 될 예정이다. 지난해 1월 출간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인터파크도서 '2016 올해의 책' 2위에 올랐을만큼 독자들의 관심은 뜨겁다.

시인은 가고 없지만 그의 정신은 70여년이 지났지만 수정처럼 맑게 빛난다. 그것은 국정농단과 대통령 탄핵으로 혼란스런 시국에 우리 자신을 돌보는 계기가 될 것이며 그의 시는 암울한 한일관계를 정상화하는 가교가 될 것으로 문화예술계는 기대하고 있다.

박희준 편집위원 jacklond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