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이색이력 '슈퍼바이저' 3人
주부 크루에서 점장으로, 장애 딛고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최초 청각장애인 부점장으로, 알바로 시작해 6년만에 점장되기까지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장(長)'이라는 자리는 뭐가 됐든 무겁다. 자리에 따라 주어지는 권한만큼 책임도 커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외식업계에서 가장 고단한 장의 자리는 어디일까? 바로 소비자들과 최접점에 있는 현장 전문가, '점장'이 아닐까. 매장을 통해 해당기업의 이미지가 좌우된다는 점에서 점장의 역할은 누구보다 중요하다. 특히 사람을 대하는 일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마음을 나누는 일'에 능숙한 이들이 유리하다. 이런 맥락에서 한계와 차별을 극복하고 스스로 '희망'의 아이콘이 된 이색이력의 점장 3인이 있어 주목된다.

맥도날드 우선이 점장

맥도날드 우선이 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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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이 맥도날드 점장
40명 직원 소통 워킹맘 파워
세심한 서비스 마인드 강점


맥도날드 의정부GS DT점의 우선이 점장은 '경력단절녀'들에게 희망이다. 출산 후 8년간 경력단절을 겪고 있던 우 점장은 2005년 맥도날드의 매장 아르바이트 직원인 '주부 크루'로 입사, 2007년 정규직인 매니저로 진급하고 2014년에는 점장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연령, 성별 등에 차별 없는 열린 채용을 하는 맥도날드의 채용문화 덕 분이었다.

"엄마, 할 수 있어!" 딸의 응원에 매번 힘을 얻는 워킹맘 우 점장의 능력은 매장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 동료들이 꼽는 그의 장점은 대학생부터 주부, 시니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직원 40여명을 아우르는 소통의 힘이다. 또한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배려'와 세심한 '서비스 마인드'도 그가 가진 덕목 중 하나다.


그는 매일 방문하는 고객들이 매번 현금영수증 발급을 위해 번호를 불러야 하는 번거로운 점을 개선하기 위해 고객 동의하에 번호를 기록해둬 불편을 줄여줬다. 사소한 것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관심과 배려가 만들어낸 작은 변화였다.


우 점장은 육아와 가정, 직장일까지 병행하며 힘들어하는 후배 워킹맘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가정이 있다고, 아이를 키운다고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 하다보면 어느새 큰 꿈에 다가서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권순미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부점장
몸 불편하다고 꿈 포기 안해
바리스타 열정, 도전 큰 무기

스타벅스 권순미 부점장

스타벅스 권순미 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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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모양을 보는 구화로 상대방의 뜻을 이해할 수 있고, 보청기를 사용해야 겨우 작은 소리만 들을 수 있는 2급 중증 청각장애를 앓고 있지만 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꿈까지 포기할 수는 없었다. 커피를 좋아했고, 바리스타의 일이 궁금해서 시작한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에서의 활동은 권순미 부점장에게 활력이었다.


권 부점장은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에서 처음으로 청각장애를 앓고 있음에도 부점장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2011년 스타벅스에서 장애인 바리스타를 모집한다는 안내를 접 하고 곧장 원서를 냈다. 여느 직원들과 달리 '잘 듣지 못한다'는 불편함만 있을 뿐 열정의 무게까지 다르진 않았다.


그저 "안녕하세요, 스타벅스입니다." 이 인사를 고객들에게 밝게 하고 싶어 매일 발성ㆍ발음연습을 수천번씩 반복, 자면서 잠꼬대를 할 정도로 했다.


그는 스타벅스 부점장으로서 누군가에게 힘과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게 가장 뿌듯하다.


권 부점장은 "홀어머니에게 장애를 갖고 있는 딸이 이렇게 떳떳한 사회구성원으로 한몫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며 "장애가 있다고 움츠리고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인 마음과 긍정적인 자세로 먼저 도전하면 반드시 꿈은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엄미영 빕스 점장

엄미영 빕스 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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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미영 빕스 점장
요리 좋아해 스텝으로 시작
매출 10위권 점장 자리 꿰차


대학 1학년 때인 2001년, 부산 빕스 서면점에서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것이 진로 자체를 바꿔놓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문헌정보학을 전공해 '외식업'에 종사하게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예상치 못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의 엄미영 영등포 타임스퀘어점 점장은 "평소 요리를 좋아해 무작정 지원했는데, 일을 해보니 적성에 맞아 점장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엄 점장은 아르바이트로 근무한 지 1년 후 스페셜사원에 도전했다. 당시 인턴사원의 개념으로 3개월 근무하면 정규직원이 될 수 있었다. 인성면접에 필기시험까지 치러야해 쉽지 않았지만 결국 전형을 통과해 정규직이 됐다. 이후 2008년 광주에서 점장이 되고, 2011년엔 매출 순위 전국 10위권 안에 드는 도곡점 점장 자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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빕스 점장은 100명에 달하는 매장 직원들을 관리하고 매장의 손익 등을 책임지는 자리이기 때문에 그 역할은 웬만한 중소기업 사장에 비견된다. 스텝사원으로 시작한 점장 자리는 책임이 따르는 부담감도 크지만 외식문화를 선도한다는 자부심도 남다르다.


엄 점장은 "해외 유명 브랜드는 아르바이트로 시작해 CEO가 되는 경우도 있다"며 "흥미있는 일을 직업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목표의식을 가진다면, 충분히 롱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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