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파 - 노무현 정치자금 때 최후진술…법꾸라지 전성시대에 돋보인 '리얼 소크라테스'?

[안희정의 발견①]"저를 무겁게 처벌해주세요"라고 했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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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남지사가 대선주자 지지율 13.0%를 기록하며 2위로 뛰어올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6일 발표한 '2월 1주차 주간집계' 결과다. 안 지사의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6.2%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안 지사는 조기 대선 실시 가능성이 커진 지난해 말 이후 줄곧 4~5%의 지지율을 보이며 5위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 한 달 전인 1월6일 조사에서도 5.8%로 5위였다. 그동안 출마 선언을 하고, 활동 반경을 넓혀가며 세를 결집했으며 유권자들과 적극적인 소통도 했다지만 이런 행보는 다른 주자들도 다 마찬가지였다. 어떻게 안 지사는 5위에서 2위로 세 계단 뛰어오를 수 있었을까.


안 지사가 대선 출마를 공식화할 즈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그의 이야기가 종종 공유되곤 했다. 어쩌면 그에게 약점이 될 수 있는 2002년 대선 불법 정치자금에 관한 것이었다. 노무현 대통령 후보 캠프 정무팀장을 맡았던 안 지사는 이 사건으로 구속돼 2004년 5월 1심에서 검찰로부터 징역 7년을 구형받은 뒤 이렇게 최후진술을 했다고 한다.

"조직과 살림을 맡았던 사람으로서 현실과 타협했지만 그 타협은 우리가 극복하려 했던 과거의 낡은 정치와는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대한민국의 기준으로는 그것 역시 범법 행위임을 인정합니다. 저를 무겁게 처벌해 승리자도 법과 정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게 해주십시오." 안 지사는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가 2심과 대법원에서 1년형이 확정돼 만기 복역 후 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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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가 새삼 퍼지는 이유는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태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많은 국민들이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법과 정의가 처참히 훼손된 상황에서 "승리자라도 법과 정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안 지사의 당연한 가치가 오히려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안 지사는 앞서 밝히 최후진술에서 "과거에는 악법을 어기며 저항했지만 이제는 철저히 법을 지키며 제 자리에서 민주화 운동을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1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안 지사는 과거 법정에서 아로새겼던 교훈을 출사표에 담았다. 그는 지난달 22일 "민주주의는 법치다. 법과 제도와 규칙이 지배하는 사회로 가야한다"고 강조하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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