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내정자 추천으로 '안정적 경영승계'…차기 신한은행장 2월말 윤곽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한 말이다. 그의 말처럼 신한금융지주는 '순리'와 '안정'을 택했다. 한 회장에 이어 신한지주를 이끌 차기 회장에 조용병 행장(60)이 낙점된 것. 2010년 신한 수뇌부가 권력분쟁 끝에 일제히 불명예 퇴진한 가운데 '조직 재정비'라는 미션을 받아들고 회장직에 오른 한 회장이 '안정적 경영승계'라는 최대 과제를 해결한 셈이다.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을 이끌어 온 조 내정자는 현직 후보 중 나이와 입행년도에서 우위에 있었던 데다 신한사태에서도 중립적 인사로 평가된다. 이제 한 회장에겐 '마지막 단추'만 남았다. 지주 내 '2인자'로 통하는 신한은행장 인선이다.
일각에서는 위 사장의 이 같은 행보가 '은행장' 자리를 노린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상경 회추위원장도 지난 19일 위 사장의 행장 인선 가능성에 대해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에서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순리라는 것이 있고, (신한 내) 서열을 고려하면 당연히 유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위 사장이 불과 직전까지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인물이라는 점은 조직에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도 동시에 나온다.
김형진 신한지주 부사장(59)도 경쟁 후보로 꼽힌다. 대구 경북고, 영남대 경제학과 출신의 김 부사장은 1983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2010년부터 약 2년간 신한데이터시스템 사장을 맡아 자회사를 이끈 경험도 있다. 걸림돌은 '라응찬 핵심라인'이라는 점이다. 조직에 큰 상처를 입힌 당시 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신한지주는 과거 신한사태 이후 '지주 사장'직을 아예 없앴다. 때문에 신한은행장은 지주 회장에 이어 '서열 2위'로 통한다. 한 회장이 임기 내 마지막 과제로 또 다른 권력분쟁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존에 거론된 인물 외의 '깜짝 묘수'를 내놓을 가능성도 여전하다.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는 다음달 신한지주 자경위에서 추천하게 된다. 한 회장을 비롯해 고부인, 박철, 이만우, 이흔야(이상 사외이사)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자경위 내부규범 상 임기만료 1개월 전 후보추천을 마쳐야 하는 만큼 늦어도 2월말에는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