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의 눈물⑤]'청탁금지법·AI·물가 인상' 삼중고…벼랑 끝 영세식당
소비 둔화시키는 상황 한꺼번에 겹쳐
입대료와 직원 월급 감당 못해 폐업 속출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불황이 깊어지며 영세식당 업주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기업들의 구조조정에 이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에 이어 최근 급속도로 오르는 물가 등의 된서리를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까지 겹쳐 소비심리 마저 바닥을 찍자 자영업자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매출하락으로 임대료와 직원 월급 조차 감당하지 못하자 대출로 연명하거나 폐업을 고려하는 식당도 늘어나고 있다.
16일 지난해 말 통계청과 소상공인연합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통계청이 2015년 기준으로 세무서에 등록된 자영업 업소 479만개를 매출액으로 구분한 결과, 1200만~4600만원 미만이 30.6%(146만4000개)로 가장 많았다.
1200만원 미만도 21.2%(101만8000개)에 달했으며 세무자료상으로는 연매출 4600만원을 올리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절반(51.8%)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폐업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2016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5년 폐업을 신고한 개인사업자는 73만8000명으로 매일 2000명씩 사업을 포기하고 있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청탁금지법과 AI, 물가인상 등의 3중고가 현실화 됐기 때문이다.
생활 속 불황이 계속되자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편의점에서 값싼 도시락으로 한 끼를 해결하는 '편도족'이 늘어나고 있고 이마저도 부담스러워 도시락을 싸오는 '도시락족'도 증가하고 있다.
기업들도 경기 침체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신년회, 회식, 접대 등의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생략하는 추세가 더해져 자영업자들의 시름을 더하고 있다.
서울시 중구 광화문 일대에서 한우 전문 식당을 운영하는 관계자는 "경기가 워낙 안 좋다 보니 예약은 커녕 찾아오는 손님도 드물다"며 "회식 장소를 문의하는 전화 자체가 없다"고 한숨지었다.
강남구의 한 횟집 관계자는 "직장인들이 회식을 할 수 있게 30석, 50석 등 큰 방이 있어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에는 무용지물인 상황"이라며 "가게를 줄이던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장사가 되지 않자 영세 자영업자들의 폐점률도 높아지고 있으며 폐업 컨설팅을 받고 있는 상인들도 많아지고 있다. 실제 정부 서울청사 인근에서 각각 60년과 14년간 한정식을 판매해온 유명 한식집 '유정'과 '해인' 등은 청탁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문을 닫았다.
경기침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식당 자영업자들이 더욱 힘든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국은행에 자영업자의 대출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464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게 관계자는 "소비를 둔화시키는 상황들이 연이어 겹치며 영세 자영업자들이 속수무책인 상황"이라며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가계부채 증가와 실업자 증가 등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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