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은 등의 뼈대와 근육을 지탱하고 힘을 골반을 통해 다리로 전달하여 떠받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머리를 떠받치고 가누게 하며 팔을 몸통에 매달고 그 움직임을 돕는다. 등에는 얕은 무리와 중간 무리로 구성된 외인근(Extrinsic muscles)과 깊은 무리로 구성된 내재근(Intrinsic muscles)이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신체기관정보)
등은 우리 몸의 일부일 뿐 아니라 오랜 역사를 거슬러 상징의 세계를 여는 출입구이다. 소처럼 일해 가족을 부양하는 사나이에게도 '비빌 언덕'은 있어야 하거니, 어디를 비비는가. 곧 그 등이다. 사장은 나의 등을 두드려 격려한다. 총탄이 난무하는 활극영화에서 단짝 주인공은 중과부적이 되면 서로 등을 맞대고 최후의 항전을 준비한다. 총알이 열 발도 들어 있지 않은 권총 한 자루로 수십 명을 저세상으로 보낸다.
등은 따뜻하다. 어머니는 나를 등에 업어 키웠다. 나의 아들과 딸 또한 제 어머니와 할머니의 등에서 자랐다. 당신은 세상을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모성의 등에 훗날 당신의 어린 날, 그 그리움으로 향하고야 말 지도를 새겼다. 그리고 우리는 저마다 제 등을 지고 다니며 세상의 무게를 느낀다. 홀로임을 깨달을 때 우리는 등이 시린 경험을 한다. 그럴 때 우리는 문득 고독해지며, 뭔지 모를 슬픔에 사로잡힌다.
1940년대의 부산은 추웠다더라. 겨울날 바닷바람은 골목골목을 거슬러 올라가 고단한 시민들의 창을 쉬지도 않고 두드렸다 한다. 그래서 달빛 아래 파도 반짝이는 밤이면 그토록 잠들기 어려웠으리. 말(馬)의 무리가 갈기를 날리며 휘몰아가는 북방, 그 너른 대지의 등허리가 그토록 그립더라는 아버지의 혼자 하신 말씀을 아들은 현재인 양 미간에 새기는 것이다.
문화스포츠부국장 huhb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