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훈 케이뱅크 대표는 14일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 본인가를 받은 직후 “금융 기록이 없어서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 중에서도 충분히 대출금을 갚을 수 있는 고객들을 발굴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영업 개시는 내년 1월 말이나 2월 초로 예상했다.
대표 상품은 중금리 대출이다. 심 대표는 “기존 중금리 대출 상품들처럼 보증보험을 연계하지 않고도 차별적 신용평가로 7~8%에 제공할 것”이라며 “전체 여신 사업의 30~40%를 중금리 대출로 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신용평가가 1~10등급로 나뉘는 것과 달리 케이뱅크는 훨씬 더 세분화한다. 기존의 한 개 등급을 10개로 나눌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그만큼 고객들의 신용도를 정교하게 분석해 대출 실행 여부나 금리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제한) 완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1년간은 추가 증자 없이 초기 자본금 2500억원으로 영업할 수 있는 수준인 셈이다. 케이뱅크는 21개 주주사 중에서 KT가 주도하는 역할이지만 은산분리 규제 때문에 8% 지분만 갖고 있다. KT가 지분을 늘리는 추가 증자를 위해서는 은산분리 완화가 필수적이다.
심 대표는 “당장은 아니지만 앞으로 3년간 최소 2500억원가량의 증자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쯤부터 증자 준비는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자본의 지분 소유를 현재 4%에서 50%까지 늘리자는 여당 법안 뿐 아니라 34%까지 허용하자는 야당 법안들도 발의돼 있다. 지금은 ‘최순실 게이트’로 법안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나 내년 상반기에는 법안 통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케이뱅크 입장에서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셈이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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