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동산·지수투자 ETF 10위 내 약진
트럼프 당선 이후 한달간 다우 6.63%↑
정책 기대감 당분간 머니무브 지속 예상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박나영 기자]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미국 달러와 주가가 오르는 트럼프 랠리가 이어지자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과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머니 무브'가 가속화되고 있다.
전달 주식 거래대금 5억9300만달러(약 6872억원) 대비 41.4% 증가했고, 연초인 1월 주식 거래대금 4억6400만달러(약 5337억원) 대비로는 80.8% 불어난 규모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미국을 향한 머니 무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다우지수에 투자하는 'TIGER 미국다우존스30'도 이 기간 순자산 223억원을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이들 종목은 3분기에는 순자산 증가 10위권 내 없었던 종목들이다.
거래소 ETF팀 관계자는 "올 들어 해외형 상품으로 투자자금이 몰리긴 했는데 주로 베트남 등 신흥국이나 원자재 위주였고,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관련 종목 순자산 증가율이 대폭 커졌다"고 말했다.
또 4분기 '순자산 감소' 상위 종목에 미국 정보기술(IT) 종목 등이 진입한 것도 트럼프 효과로 분석된다. 순자산 감소 상위 종목 1~3위에 각각 원유선물, 미국 IT 등의 종목이 올랐다. 원유선물 종목은 3분기부터 순자산 감소 흐름을 보였으나 미국 IT의 순자산 감소가 커진 것은 트럼프 당선 이후다.
생산라인을 해외에 두고 있는 애플 등 IT기업이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 탓으로 보인다. 또 트럼프가 후보시절 "이익을 낸 적 없는 IT기업들이 높은 가격에 주식을 발행하고 있다"고 말한 사실이 재부각되면서 당선 이후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 IT 대표 기업들이 주가에 타격을 받기도 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투자 확대에 나선 것은 트럼프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서다. 트럼프가 그 동안 선거 공약으로 인프라 투자, 재정 지출 확대 등 대규모 경기 부양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혀 온 만큼 미국 증시는 트럼프 당선 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지난달 8일(현지시간) 기준으로 한달간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6.63%, S&P 500 지수는 4.75%, 나스닥 지수는 3.85% 뛰었다.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도 같은 기간 2.72% 상승했다.
이 같은 트럼프 랠리에 올라탄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자산 가치 상승에 따른 투자이익과 함께 달러 가치 상승에 따른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게 된다.
이승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트럼프 랠리에 대한 일부 우려는 있지만 확장적 재정 정책 및 친기업 성향과 미국 우선주의 노선이라는 큰 틀이 유지되는 한 트럼프 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이어질 것"이라며 "경기와 이익 개선세도 유효한 만큼 증시 상승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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