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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파도에도 취약한 원자력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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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국내 원자력발전소 시설들이 태풍 등으로 발생한 파랑(波浪)에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면 상승 등의 영향으로 원전을 보호를 위해 세운 방파제가 파도에 파손·붕괴 가능성이 지적됐다. 더욱이 이들 원전 항만구조물이 설치된 이래 단 한 차례도 안전성 분석 등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이 6일 공개한 '국가 주요기반시설 안전 및 관리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최근 50년 빈도의 심해설계파(해안구조물 및 항만의 설계 시 적용하기 위한 먼바다 기준 파도)를 기준으로 월성·한울·고리·한빛 원전에 대한 안전성을 분석한 결과 최소 마루높이(항만 구조물 최상부의 높이) 기준치 등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발전소 취수구 남방파제의 경우 마루높이가 8.2m로 최소 기준치 산정된 10.1m보다 1.9m 낮고 피복석(방파제 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쌓는 큰 돌 또는 이형 블록)인 테트라포드의 경우에도 적정 설계 중량보다 59~74t만큼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 발전소들이 태풍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파랑에 이처럼 취약하게 된 것은 기후온난화 등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원전 지역의 경우 1988년 심해설계파는 5.9~9.8m였지만 2005년 기준으로 하면 8.1~12.4m로 상승했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해수면 상승률은 4.02㎜/년으로 지구 평균 3.16㎜/년보다 빠르게 상승하는 등 심해설계파 파고가 높아지는 추세다. 당연히 심해설계파가 높아진 만큼 방파제 등에 대한 강화 작업이 필요하지만, 원전 측은 시설 보강을 하지 않았다.

이는 해양수산부가 해양기후 변화에 따라 평택·당진항 등 22개 무역항·연안항의 배후지역 침수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방호벽 등을 보수·보강해왔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감사원은 4개 원전 13개소 방파제의 경우 필요한 방파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방파제들의 경우 마루높이가 최저 0.3m에서 최고 3.9m만큼 낮았으며, 테트라포드 중량이 최소 2.5t에서 최대 74t만큼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감사원은 이와 관련해 13개소 방파제 등에 대해 심해설계파를 기준으로 안전성 평가를 한 뒤 그 결과에 따라 보수·보강 대책을 수립해줄 것을 통보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수력원자력측은 "방파제는 주로 냉각발전수, 취배수용 구조물을 태풍·해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비안전성관련 구조물로 파손 및 붕괴 되더라도 충분한 냉각수를 공급하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수원측은 "원전의 경우 해발 9.5~12m에 설치되어 해일과 폭풍에 대비해 안전하게 방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감사원은 마창대교에 교각 균열이 발생했는데도 교량 관리주체가 안전점검 등을 통해 이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마창대교는 교량케이블을 지지하는 주탑이 최대 4㎜ 균열이 발생하는 등 1㎜ 이상 균열이 9개(외관조사 확인된 균열은 모두 75개)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각의 경우 균열폭 1㎜ 이상이 확인된 경우 최하위 등급으로 분류되어 중대 결함에 해당한다.

하지만 교량관리주체는 2010년 이후 모두 12번의 안전점검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함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와 관련해 경남지사에게 긴급점검과 함께 보수ㆍ보강 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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