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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내 인생의 주인공 역할, 나만이 할 수 있다

최종수정 2016.12.05 11:13 기사입력 2016.12.0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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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가장 힘든 것 중 하나가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사람이 힘들어서 회사를 그만두기도 하고, 학창시절의 왕따 경험이 트라우마로 남고, 사랑했던 사람과 원수가 되고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을 당하고…. 그렇게 누구나 사람 때문에 아팠던 기억이 있을 겁니다. 누군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오랜 시간 상처로 남기도 하구요. 하지만 그 때문에 누군가를 (또는 스스로를) 미워하거나 두려워하게 된다면 그 부정적 에너지는 나를 소진시키고 내 삶을 망가뜨리게 되지요.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우리 모두는 인생이라는 드라마에서 주인공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조연, 단역, 엑스트라를 캐스팅하고 스토리의 전개를 이끌어가는 작가 겸 감독 역할도 내가 하고 있지요.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인 것처럼 남들도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느라 바쁜데 우리는 종종 모든 사람이 나만 바라보는 양 ‘실패하면 다들 나를 비웃겠지?’ ‘남들이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진 않을까’ ‘왜 다들 나만 못 살게 구는 거지?’ 하는 쓸데없는 걱정으로 스토리를 엉뚱하게 전개하죠.
예를 들어 잔뜩 긴장되고 위축되어 있는 신입사원은 상사에게 혼이 난 후 그 상사가 자기만 지켜보고 있다가 꼬투리 잡아 괴롭히는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그 상사는 자신의 인생드라마에서 단역인 나보다 훨씬 더 비중이 높은 조연급인 사장님 때문에 심기가 불편한 상태인 상태에서 생각 없이 한마디 한 것일 수도 있는데 말이죠. 단, 신입사원의 드라마에선 이 상사가 중요한 역할이기 때문에 그 말 한마디가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거지요. 어쩌면 사람에게서 오는 괴로움 중 상당 부분은 내가 이 세상의 중심이고 나머지 모든 사람들이 나를 중심으로 맴돌고 있다는 착각으로 인한 자기중심적인 해석에서 비롯된 것일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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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내 인생이라는 드라마의 스토리를 자기 마음대로 바꾸려고 하거나 주인공 역할을 하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주로 연인이나 가족처럼 가까운 사람들이 그렇지요. 예를 들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자식교육에만 매달리는 어머니들의 삶의 주인공은 자신이 아닌 자식인 셈이죠. 그래서 자식의 진로에 간섭하고 공부를 못하면 화를 냅니다. 아이가 행복한것보다 자신이 원하는 스토리대로 드라마가 전개되는 게 더 중요한데 주인공이 따라주지 않으니까요. 그때 자주 나오는 대사가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입니다.

사랑을 소유라고 착각하는 연인들도 그렇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꿈꿔 왔던 로맨스 드라마처럼 연애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왜 나한테 이것밖에 못 해 주냐고, 날 사랑하지 않는 거냐고 실망하고 상대를 원망합니다. 사랑한다면 당연히 자신이 상대방 인생의 주인공이 되고 상대는 조연이 되어 자신이 원하는 각본대로 움직여 줘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이런 저런 일들로 누군가를 향한 미움이나 실망, 원망 등의 감정이 너무 커져서 내 인생이, 내 마음이 휘둘리게 된다면 나는 결국 그들에게 내 마음의 주인공 역할을 내주고 단역으로 전락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특히나 그 주인공이 악당이라면 내 인생드라마는 스토리 따위는 없는 저급한 공포물이나 폭력물로 변질되고 나는 불쌍한 피해자 역할로 비극적인 엔딩을 맞게 되겠지요.

피할 수 없는 악당이라면 그들의 인생이라는 대하드라마를 한번 들여다보세요. 그들에게도 아픈 과거가 있었을 겁니다. 자기 뜻대로 전개되지 못했던 삶의 과정에서 생긴 수많은 상처들과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괴물이 되어버린 한 사람이 보일 테구요.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 아니고 불쌍한 사람이니 미움 대신 사랑과 용서로 품어 주세요. 그래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그 초라한 영혼을 당신 마음 속에서 주인공이나 조연이 아닌 엑스트라급으로 강등시키세요.

앞으로 전개될 내 인생이라는 대서사시를 명작으로 만드는 데 에너지를 집중해 보아요. 가장 이상적인 시놉시스에 맞춰 ‘나’라는 주인공의 캐릭터와 행보를, 그리고 그 주인공의 주변에 있어야 할 캐릭터들도 생각해 보세요. 위대한 드라마의 주인공은 남의 드라마에 이리저리 어설프게 출연하다가 내 인생의 주인공 역할을 남에게 넘겨주는 실수를 하지 않습니다. 내 인생이라는 드라마가 딱 한번 방영되니까요.

김수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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