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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위기'와 '화마'…朴-서문시장의 묘한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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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탄핵 역풍 맞던 2004년 총선 앞두고 유세

지난해 글로벌명품시장 지정되자 현장방문하기도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시장상인 여러분은 제가 힘들때마다 늘 힘을 줬는데 너무 미안하다. 현재 상황에서 많은 고민을 했지만 도움을 주신 여러분이 불의의 화재로 큰 아픔을 겪고 계신데 찾아뵙는 것이 인간적 도리가 아닌가 생각해 오게 됐다."
최순실 게이트로 수세에 몰린 박근혜 대통령이 1일 대구 서문시장 화재현장을 전격 방문하면서 시장과의 묘한 운명에 관심이 모아진다.

서문시장은 박 대통령이 "늘 힘을 줬다"고 표현할 정도로 정치적 고비가 있을 때마다 방문한 곳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탄핵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시장에도 11년 만에 큰 불이 발생했다.

박 대통령의 서문시장 방문은 한나라당 대표였던 2004년 처음 주목을 받았다. 한나라당은 당시 17대 총선을 앞두고 노무현대통령 탄핵 직후 역풍을 맞아 참패가 우려됐다. 박 대통령은 이 때 서문시장 상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어 2007년 17대 대선을 위한 당내 경선 때도 박 대통령은 서문시장을 찾았다. 당시 서문시장은 2년 전 발생한 화재로 복구작업이 한창이었다. 박 대통령은 대구에서 열린 대선경선 합동연설회에서 "대구 서문시장과 칠성시장 '아재'(아저씨)들이 저에게 힘을 주고 용기를 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18대 대선후보 시절인 2012년에도 대선 직전 방문하면서 정치적 고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고 지난해에는 추석을 앞둔 9월 7일 방문해 환영을 받았다. 특히 이 당시는 8ㆍ25 남북합의 직후여서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았다. 서문시장 역시 글로벌명품시장으로 지정되는 등 전통시장으로서 전성기를 누렸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서문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명품시장 지정과 관련해 "ICT 융합을 하게 되면 전통시장도 굉장히 경쟁력을 만들 수가 있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정치인생을 함께해온 대구, 그 중에서도 정치적으로 많은 힘이 됐던 서문시장을 박 대통령은 15개월 만에 방문했다. 하지만 불과 일년 새 분위기는 급전직하했다.

박 대통령은 현장을 둘러보고 청와대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화마에 할퀸 현장을 직접 목격한데다 자신의 처지까지 엎친데 덮친 상황이 눈물샘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 대통령의 전격적인 대구 방문에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여론의 반전을 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큰 화재가 발생한 민생현장을 살폈다는 취지를 알아달라"며 정치적 해석에 선을 그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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