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는 서울ㆍ경기는 물론 지방에서까지 시민들이 몰려들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야권 대선 대표 후보들의 눈은 호남을 바라보고 있다.
이 시장은 지지난 주와 지난주 모두 호남에서 개최된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경북 안동 출신의, 수도권 기초자치단체장인 이 시장이 사상 최대 인파가 밀집한 광화문을 뒤로하고 2주 연속 호남으로 발길을 옮긴 것이다. 이 시장은 19일에는 광주 촛불집회에 참여한 뒤 26일에 전남 순천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이 시장에게 3위를 내준 안 전 대표 역시 호남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26일 제5차 범국민행동에 참여한 뒤, 27일 광주에서 열린 시국강연에 참여했다. 안 전 대표는 조선대학교 해오름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광주광역시당 강연회에서 강연자로 나섰다.
야권 후보들이 광주에 집중하는 이면에는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와 이 지역과의 특수한 관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야권 부동의 1위 문 전 대표의 아킬레스건이 바로 호남이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호남이 지지하지 않는다면 미련 없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도 "광주와 호남 민심 지지가 없다면 대선도 포기하고 정치도 그만둘 것이라는 부분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따라 문 전 대표의 대권행과 관련해 호남 민심이 '거부권'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문 전 대표로서는 호남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기 위한 노력이지만, 대권가도에서 가장 큰 장애물이 된 상황이다.
야권 대선주자들이 호남을 상대로 각별한 공을 들이는 것은 호남 민심을 얻는 것이 단순히 야권 심장부의 지지를 얻는다는 표계산 이상의 상징성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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