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박근혜정부는 21세기 대한민국을 40년 전 박정희 시대로 되돌렸습니다. 계속되는 폭로에 국가의 품격은 점점 떨어지고 대통령 개인도 더 힘들어질 겁니다. 지금 대기업조차도 이자보상배율이 1을 넘지 못하는 경제적 위기 상황입니다. 정경유착과 같은 구조적 문제로 발생하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부정부패를 처단하고 경제질서를 재구축해 더불어 다 같이 잘 사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정경유착 관행 강력한 처벌 뒤따라야=정경유착으로 일상화된 관행도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했다. 정 이사장은 "지금의 재벌들은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자원을 독점적으로 배분받아 성장할 수 있었고 그 대가로 권력을 지탱하는 든든한 돈줄 역할을 해 왔다"며 "최저임금 몇백 원 인상에도 결사반대하던 재벌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수십억 원, 수백억 원씩 쾌척한 이유가 무엇이겠냐"고 반문했다. 정 이사장은 "재벌은 피해자가 아니라 공범"이라며 "과거 기업들에 솜방망이 처벌을 한 측면이 있지만 이번 기회에 정신을 차리도록 투철한 진상 규명과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 경제 상황에 대해 정 이사장은 우려를 나타냈다. 국내 대기업 중 3년 이상 이자보상배율이 1도 되지 않는 기업들이 많은 것을 예로 들었다. 이자보상배율 1을 넘지 못하는 기업은 영업이익으로 차입금 이자 등 금융비용을 댈 수 없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으로 판단된다. 정 이사장은 "삼성의 경우 나타난 것만 정부에 200억원 이상을 냈는데 외국 주주가 이에 대해 소송을 낼 수 있다"면서 "왜 현금 보유력이 충분한 데도 배당을 안 했는지를 추궁하며 배임죄로 주주 소송으로 갈 가능성도 충분한데 국제사회를 너무 모른다"고 말했다.
경제부총리 인준이 늦어지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정 이사장은 "지금 어려운 경제 여건을 완전히 고치지는 못하더라도 개선을 해야 하는데 식물 대통령이 그 일을 할 수는 없다"며 "국회가 중심이 돼서 경제시국대토론회를 개최해 경제 현안 문제를 추출하고 경제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든 다음 위원회가 중심이 돼 경제 공무원들에 오더를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어정쩡한 상태가 계속되면 안 된다"고도 했다.
저성장 시대 한국 경제의 돌파구로 북한을 지목하기도 했다. 정 이사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북한과 갈등 상황에서도 개성공단만은 폐쇄하지 않았다"며 "박근혜정부는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대북 제재 중 하나로 개성공단을 중단시켰는데 이는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개성공단은 단순한 공단이 아니라 남북 사이의 평화지대이자 안전핀"이라며 "남북 근로자 사이 소통의 장이자 북한에 시장경제를 전파하는 매개체"라고 설명했다. 또 "남한의 성장 잠재력이 약화 일로에 있어 신(新)성장동력이 필요하다"며 "한국의 미래는 남북 관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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