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내년에도 세계경제는 저성장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의 중속성장과 선진국 경기의 회복지연으로 세계경제의 활력이 낮아지고 있다. 그동안 성장세를 이끈 신흥국도 선진국의 투자 붐이 식어가고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성장을 주도하기에는 경제체질이 허약해 보인다. 또한 과거 상당기간 유지되어온 세계경제 패러다임도 변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신정부의 재정지출이 확대될 경우 인플레가 발생하면서 금리인상과 환율변동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러한 여건 변화는 국제 금융시장 급등락과 신흥국의 자본이동 불안정을 초래해 중국, 신흥국, 중남미 등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세계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럼프의 감세와 인프라 투자 확대정책이 예정대로 추진될 경우 한국경제에 기회요인도 발생할 것으로 보이나 미국 우선주의와 자국 기업 배려 가능성이 높다. 또한 아직 예단하긴 어렵지만 무역적자 책임을 다른 국가로 돌리면서 한국에 대한 수입규제 확대, 환율관련 압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요구할 경우 대미 통상여건 악화와 국내산업의 피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셋째, 브렉시트(BREXIT) 발표 이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방식과 시기를 놓고 EU 국가 간 논란도 세계경제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지난 6월 브렉시트 확정 당시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였던 경험에 비추어 내년 중 하드 브렉시트와 소프트 브렉시트를 놓고 영국과 EU간 줄다리기는 파운드, 유로화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국내기업의 수출환경을 어렵게 할 것으로 우려된다.
양적성장이 아닌 수출의 질적성장을 정책의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세계경제의 저성장 속에서 수출의 양적성장은 실현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통상마찰을 불러올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부가가치중심으로 수출구조를 전환하기 위해 제조공정 효율화와 함께 고부가가치 분야인 생산·디자인·브랜드·마케팅 부문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
수출기업은 '글로벌 기업가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과거의 성공경험에 머물지 말고 해외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해나가는 것만이 위기극복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정부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수출기업이 해외에서 기회를 찾고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불확실성속의 2017년은 한국경제에 중요한 한해가 될 전망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대내외의 산적한 과제를 슬기롭게 풀어나가야 한다. 지금은 수출 한국호가 격랑의 바다를 건널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지혜를 함께 모아야 할 때다.
김극수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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