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11일 과거 간통죄로 처벌받은 A씨(53·여)가 청구한 재심기각 결정에 대한 재항고 상고심에서 재심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법원은 A씨의 행위가 헌재가 간통죄에 합헌결정을 내렸던 2008년 10월30일 이전에 이뤄진 것이라며 재심 청구를 기각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대법원은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의 단서조항, 제4항을 들어 재심이유가 있다고 판단하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제4항에서는 ‘제3항의 경우에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근거한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단서 규정이 모호해 종전 합헌결정 전에 간통행위가 있고 그 후에 유죄 판결이 선고돼 확정된 다음 헌재의 위헌결정이 선고된 경우, 그 유죄의 확정판결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관해 하급심의 태도가 갈려 있었다”며 “이번 판결은 대법원이 이 사건에서 재심청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해 피고인의 구제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해석했고, 헌재법 개정 후 재심청구의 범위를 명확히 밝힌 최초의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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