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예술에 집중하는 미술·설치작가 최정화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학생 때부터 박물관이나 미술관 안의 작품이 많이 답답해보였다. 걸어 다니면서 보는 풍경, 공사현장, 주변 삶의 모습이 작업에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함께 고민한 흔적도 없이 따로 놀았다. 그때부터 ‘바깥 미술’을 시작했다.”
미술·설치예술 작가 최정화(55·사진)는 자신은 작품의 주인이 아니라고 말한다. 다양한 예술 경험은 그에게 참여와 소통, 조화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최근에는 공공예술에 집중하고 있다. 최 작가를 지난 7일 서울 연지동에 있는 작업실에서 만났다. 그는 “공공예술은 모두가 만들어가야 한다. 조각하나 덜렁 갖다놓는다고 해서 예술이 되지 않는다. 1%를 위한 것이 아닌 99%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지난 2013년 1월은 그래서 더욱 기억에 남는다. 올리브로 유명한 일본 소두도(小豆島, Shodoshima)에서 최 작가는 '세토우치 트리엔날레'에 참가했다. 그는 소두도 토장(土庄, Tonosho) 항구에 '태양의 선물(2013)'이라는 대형 왕관을 설치했다. 스테인리스와 태양광 LED가 어우러진 작품이다. 황금빛의 올리브 잎사귀 모양에는 지역 아이들 102명의 소망과 메시지를 담았다. 작품은 조그마한 항구 마을의 상징이 됐다. 그는 50년 후 손자의 손을 붙잡고 이곳에 와 메시지를 확인할 아이들을 꿈꾼다.
현재는 국내 유일의 공공예술 축제인 제 5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10월16일~12월15일)에 '무문관(武門關·2016)'을 설치해 관객과 소통 중이다. 안양파빌리온 내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웅장한 설치작품이다. 그의 철학은 여전하다. '무문관'을 통해 전달하려는 메시지 역시 참여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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