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이어 美 대선 불확실성에 투심 불안 고조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10월부터 이달 3일까지 약 한 달 동안 개인투자자의 누적수매도 규모가 1조3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4일부터 급증한 누적순매도 규모는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가 있었던 지난달 25일 9000억원 수준으로 급증했고,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율이 치솟기 시작한 이번주 들어 1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 붕괴는 '공포지수' 급등으로 이어졌다. 이른바 코스피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지수는 지난달 21일 13.18을 기록했으나 31일 14를 넘어섰고, 이달 2일 단숨에 17을 웃돌며 최근 4개월 이내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공포지수는 4일 장 초반 18.27까지 치솟았다.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불안해진 배경으로 미국 대선 지지율 변화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개인투자자는 기관투자자보다 불확실성에 더욱 취약한 모습"이라며 "코스피가 개인의 매도 기준선인 2000를 상회하고 있었던 점도 투매를 하고자 하는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불안 요인은 외국인의 태도 변화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관망세를 이어가고 분위기지만 지난 1일부터 3거래일 동안 K200선물은 2만계약 가까이 팔아치우기 시작했다. 앞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쪽으로 배팅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가 2000을 하회하면서 나타난 외국인의 선물 매도는 기존의 강력 매수 포지션이 순차적으로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게 더 옳다"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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