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표는 13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삼성·SK·LG·현대 등 국내 4대 대기업 경제연구소장과 간담회를 열고 "우리 경제를 살리는데 여전히 재벌 대기업이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해외에 나간 기업과 공장들이 국내로 돌아오기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이같은 행보를 '실용'으로 규정했다. 그는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경제를 걱정하면서 어떻게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격의없는 대화를 나눴다"며 "외연확장 등으로 말할 문제는 아니고, 우리 경제를 살리는 것은 실용적인 태도"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외에도 중도·실용·안정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6일 창립된 '정책공간 국민성장'에는 종전 문 전 대표와 입장을 달리했던 양봉민 서울대 교수 등 중도·보수성향 학자들도 대거 포진했다.
이같은 중도·실용·안정은 야권의 여러 대선승리 방정식 중 하나다. 앞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1997년 대선에서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전략으로 4수(修) 도전에 성공했다.
다만 문 전 대표의 행보를 둔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박영선 더민주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참여정부의 재벌개혁 실패를 거론하면서 "문 전 대표의 경제개혁은 시작도 전에 끝을 보인 것이 아닐까"라며 "스스로 경제철학의 부재를 고백하는 것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반면 손혜원 의원은 SNS에서 "잘 하고 계신다"며 "재벌이 제 역할만 잘 한다면 누가 뭐라고 하겠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