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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학대 '2+4 학제' 폐지 목소리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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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학·자연과학대 협의회 "이공계생 이탈 잇따라 기초과학 붕괴 우려"
약대시험 학원 수강료도 대학등록금보다 비싸 사교유비 줄줄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우리나라에서 이공계 노벨상이요? 당장 카이스트 학부생들마저도 피트(PEET·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 시험장에 몰리고 있는걸요."
약학대학과 자연과학대들이 지난 2009년 도입된 약대의 '2+4' 학제를 학부 6년제로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대학 2학년 이상을 수료한 뒤 약대에 편입하는 현행 제도에서 생명과학, 화학 계열 학부에 입학한 뒤 곧바로 약대 입시를 준비하는 휴학생과 자퇴생이 급증하면서 약대 재수생이 급증하고 기초과학은 붕괴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약학교육협의회와 전국자연과학대학장협의회는 5일 공동성명을 내고 학부 2년을 수료한 학생이 약대 3학년으로 편입해 4년의 전공교육을 이수하는 현 제도의 부작용이 심각하다면서 약대 교육을 학부 6년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당초 2+4 학제는 고교 졸업생의 입시과열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으나 약대 진학을 염두에 두고 학과를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대입 경쟁의 또 다른 요인이 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 2학년 이상을 수료한 약대 편입학 지원자가 늘면서 약대 입시가 과열되고 고액의 사교육 부담까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입시전문기관에 따르면 지난 2011년 6.7대 1이었던 피트 시험 경쟁률은 해마다 상승해 올해(2017학년도)는 9.6대 1을 기록했다.

피트가 변별력 확보에 초점을 두면서 난이도가 높아지자 학원 수강료로 월 200만원, 기숙학원 수업료로 수백만원을 지불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학생들은 비싼 대학 등록금을 부담하면서, 동시에 대학 등록금보다 높은 수준의 사교육비를 또 지출해야 하는 셈이다.

양 협의회는 "특히 자연과학계열 대학생들의 약대 편입학 지원이 늘어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로 인해 면학 분위기가 저해되고, 우수 학생들이 이탈하면서 기초과학의 붕괴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경미 의원이 교육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 대학의 화학이나 생명과학 등 기초학문 분야의 재학생 이탈비율이 최고 4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입학 때부터 약대 입시준비를 위해 휴학을 반복하다 나중에는 약대 입학을 위해 학교를 자퇴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약대 졸업 이후 대학원 진학 등 연구 영역보다는 직업약사의 진로를 선택하는 경향이 두드러져 약학 연구인력이 감소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협의회는 "이런 소모적 상태로는 과학기술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기에 2+4학제을 모순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국회와 교육부가 약대의 학제개편을 전향적으로 검토해 기초과학과 약학교육의 정상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대 약대도 최근 학장 명의의 건의서를 교육부에 보내 약대 학제개편을 공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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