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에 현대차가 진출한 앨라배마주는 최저임금 기준이 없다. 기아차 공장이 있는 조지아주의 최저임금은 5.15달러. 캘리포니아의 절반에 불과하다. 현대기아차와 다른 글로벌기업들이 이들 지역에 투자하는 이유는 저임금의 매력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은 지역, 나이, 업종을 불문하고 동일하게 적용된다. 매년 법정기한을 넘겨 심의가 이어지면서 노사 간 갈등만 키우고 이제는 1만원 이상(현재 6470원)얘기가 나온다. 피해는 영세 중소기업과 저숙련층에 돌아간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인상되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과 60세 이상, 29세 이하가 타격을 입어 저숙련과 노동시장 취약계층의 일자리 상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독일도 지난해 시간당 8.50유로로 최저임금제를 시행했는데 옛 동독지역에서 서비스, 숙박, 관광 등에서의 고용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광주광역시의 '광주형 일자리'는 지방정부의 새로운 임금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의 추진을 위해 연봉 4000만원을 기준으로 정규직, 비정규직, 협력사 모든 노동자에 동일임금을 지급하자는 것이다. 광주의 기아차와 금호타이어의 평균연봉에는 절반 수준이다. 일각에선 반값 임금모델, 자본에 대한 특혜, 노동착취라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광주전체 근로자 10명 중 6명이 연봉 2000만원 미만이라는 현실을 눈감아선 안 된다.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최저 수준만을 정해야지 전체근로자 생활수준의 잣대가 되어선 안 된다. 최저임금에 대한 인식과 제도개선이 이뤄지지 않고서는 연봉 8000만원짜리 일자리를 수백수천 개를 만들어주는 기업은 없을 것이다.
이경호 산업부 차장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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