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배추와 쌀 등 김장철과 본격적인 추수를 앞두고 가격이 출렁거리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생산 여건이 극심하게 변하면서 출하량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1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배추 상품 기준 10㎏ 도매가격은 1만9171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도매가격인 5707원 보다 235%나 증가했다.
지난달 기준으로 고랭지 배추 생산량은 14만3000~15만2000t으로 추정하고 있다. 재배면적이 4539ha로 작년보다 4% 감소했으며, 7~8월 고온, 가뭄, 강우 등으로 작황이 부진해 생산량도 저조했다.
문제는 배추 가격 급등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달 배추 10㎏ 도매가격은 1만6000원 내외로 전망된다. 작년 5680원이나 평년 7270원 보다 크게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추석 이후 가격은 출하량이 추석 이전보다 감소하지만 수요가 줄면서 낮아질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10월 하순부터 출하되는 가을배추 출하량은 작년보다 12% 감소할 전망이다. 경기, 강원 지역 출하면적이 작년보다 7% 줄었고, 출하단수도 5%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태풍이나 집중호우 등으로 출하량이 줄면 가격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원은 보고 있다.
한편 쌀은 재배면적 감소에도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벼 재배면적은 작년 보다 2만㏊, 2.5% 감소한 77만9000㏊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과거 5년간 연평균 감소율 1.6%에 비해 0.9%포인트나 더 줄어든 수치이다.
그러나 쌀 도매시장 가격은 20㎏에 3만4000원으로 전년 동월 평균 가격 4만75원 보다 15.2%나 내린 상황이다. 쌀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 속에서 올해 풍년이 예고 되고 있어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쌀값 폭락이 지속되고 그 폭이 커지면서 변동직불금 지원예산도 커진다는 것이다. 올해 변동직불금으로 7257억원 지급됐고 내년은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공공비축 정부미와 수입쌀 재고를 보과하고 처리하는 비용도 연 6200억원이 소요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작년부터 이뤄진 쌀 관세화 이후 밥쌀용 쌀까지 수입하고 있다.
국민의 쌀 소비량이 줄지만 복지쌀 확대 공급이나 대북지원 등 재고미 처리를 위한 다각적 노력이 이뤄지지 않는 것도 문제 점으로 꼽힌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공공비축 물량과 시장격리물량을 조기에 발표하거나, 다양한 재고 쌀 처리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정부는 다음달 중순 올해 쌀 예상생산량을 공표하면서 생산량 등을 감안한 수확기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공공비축미 36만t, 해외공여용(APTERR) 쌀 3만t 매입 등을 고려하고 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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