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가격 인상, 편의점의 출점 여력을 높여
전체적인 예상 매출을 상승시켜 신규 출점 후보지를 확대
한국 편의점 출점 속도 2018년까지는 둔화되지 않을 것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지난해 1월부터 담배가격이 2500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되면서 편의점의 고성장이 시작됐다. 담배가격 인상은 그 자체로 편의점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한 단계 올렸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가격에 비탄력적인 특성을 보유한 담배소비는 담배가격 인상으로 점포의 매출을 증가시켰다"며 "이러한 담배로 인한 점포의 매출 증가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점포의 출점 여력을 높였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반적인 매출 개선으로 인해 기존에는 출점 기준에 미치지 못했던 지역마저도 출점이 가능한 상권으로 편입될 수 있게 했다는 점을 들었다. 즉 출점을 하기 위해서는 예상 매출이 100이 필요한데, 기존에는 예상 매출이 90에 불과해 출점 지역에서 제외된 곳이 인상된 담배가격으로 인해 예상 매출이 110으로 상승하게 돼 출점이 가능한 지역으로 편입되는 것이다.
그는 "신규 점포의 빠른 영업 안정화는 출점 속도를 높일 수 있게 한다"며 "영업이 부진한 신규점이 많다면 본사 입장에서는 출점 속도를 조절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담배가격 인상이 편의점 업체들의 출점을 확대하게 한 사례는 일본의 경우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일본은 2010년 10월 담배가격을 300엔대에서 400엔대로 인상했다. 담배가격을 인상한 이후 일본의 편의점은 2000년대 들어 위축되었던 출점이 증가세로 전환됐다.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한 출점은 2015년 초까지 증가 속도가 둔화되지 않았다.
손 연구원은 "한국 편의점의 출점 역시 일본과 같은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으로 담배가격이 인상된 2015년부터 편의점의 출점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이 이러한 전망의 근거"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담배가격 인상이 잠재 출점 지역을 확대하고 신규 출점점포의 안정화 기간을 단축시켜 추가 출점 여력을 높인다는 점과 일본이 담배가격을 인상한 이후 3 년 이상의 기간을 고속 출점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의 편의점은 2018년까지 출점 속도가 둔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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