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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현장]반기보고서만 슬쩍~늑장공시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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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지난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는 오후 6시가 됐는데도 상장사들의 상반기 보고서가 쇄도했다. 증시 거래가 마감된 지 2시간 30여분이 넘었지만 보고서를 늑장 제출하는 기업들이 많았던 탓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상장사들이 반기보고서를 내놓기 전에 잠정실적 공시를 하면 주주 입장에서 회사의 경영 성과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며"반기보고서는 항목도 많고 재무제표도 복잡해 한 눈에 파악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16일 상장사 반기보고서 제출 마감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는 537건, 코스닥시장에서는 654건의 반기보고서(기재정정 포함)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광복절 연휴 직전인 지난 12일 제출된 반기보고서(유가증권시장 164건, 코스닥 334건)의 두 배가 넘는 양이다.

이같은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반기보고서 마감일 때만 되면 반복되는 일이다. 상장사들은 실적이 부진하면 별도의 잠정실적 공시 없이 반기보고서에 실적을 은근슬쩍 끼워넣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소홀해지는 장 마감 이후에 쏟아낸다. 의무사항이 아닌 잠정실적을 발표해 부진한 실적을 도드라지게 하는 것 보다 반기보고서 제출 마감일에 다른 상장사들과 함께 내놓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자자만 애를 태운다. 장 마감시간 전까지 투자한 기업의 실적을 확인하기 위해 기다리던 투자자들은 갑자기 몰려든 상장사 반기보고서에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올빼미 공시', '나홀로 공시'를 하는 얌체 상장사들이 모르는 것이 있다. 잔머리를 굴리는 게 주가 관리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적이 좋지 않더라도 기업이 이를 은폐하거나 축소하지 않고 투명하게 주주들에게 알릴 경우 신뢰성이 높아져 오히려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맥락에서 잠정실적 공개가 의무가 아닌 만큼 늑장 공시를 하는 상장사에게 패널티를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투명한 상장사에게는 최소한의 혜택을 주는 방안도 필요할 듯 싶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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