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한 관계자는 "상장사들이 반기보고서를 내놓기 전에 잠정실적 공시를 하면 주주 입장에서 회사의 경영 성과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며"반기보고서는 항목도 많고 재무제표도 복잡해 한 눈에 파악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같은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반기보고서 마감일 때만 되면 반복되는 일이다. 상장사들은 실적이 부진하면 별도의 잠정실적 공시 없이 반기보고서에 실적을 은근슬쩍 끼워넣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소홀해지는 장 마감 이후에 쏟아낸다. 의무사항이 아닌 잠정실적을 발표해 부진한 실적을 도드라지게 하는 것 보다 반기보고서 제출 마감일에 다른 상장사들과 함께 내놓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자자만 애를 태운다. 장 마감시간 전까지 투자한 기업의 실적을 확인하기 위해 기다리던 투자자들은 갑자기 몰려든 상장사 반기보고서에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잠정실적 공개가 의무가 아닌 만큼 늑장 공시를 하는 상장사에게 패널티를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투명한 상장사에게는 최소한의 혜택을 주는 방안도 필요할 듯 싶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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