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한정의견과 국책은행 역할론 사이…정책금융 '맏형'의 고민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국책은행의 숙명적 한계를 이해해달라."
16일 기자들과 만난 이동걸 KDB 산업은행 회장(사진)은 정책금융기관의 '맏형'으로서 '국책은행 역할론'을 다시한번 꺼내들었다. '한정의견'을 받은 대우조선해양에 여신등급을 정상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 타당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이다.
하지만 대우조선의 상황은 만만치 않다. 상반기 1조189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데다 앙골라 소난골에 대한 드릴십 인도시기는 자꾸만 지연되고 있다. 다음달에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어음(CP)도 4000억원에 달한다. 대규모 적자에 유동성위기까지 리스크가 전방위적으로 돌출되는 양상이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실타래처럼 난제가 많다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소난골 드릴십의 인도 지연과 상반기 적자, 9월 회사채 상환 등 여러 난제가 얽혀 있는 상황이라 이들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여러가지로 준비돼 있다"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방향은 '굿뱅크와 배드뱅크' 케이스가 아닐까 한다"고 밝혔다. 은행을 구조조정 하는 과정에서 굿뱅크와 배드뱅크로 나누듯 대우조선에서도 강점이 있는 부분을 살리고 취약 부분은 정리하는 게 좋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소난골 드릴쉽 인도 지연과 관련된 보증에 대해선 "무역보험공사가 100% 보증을 서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역대 산업은행회장 가운데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다고 평가받는 이 회장이 대우조선해양ㆍ한진해운의 정상화에 어떤 실력을 발휘할 지, 그의 조율능력에 조선ㆍ해운업 회생의 키가 달려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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