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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의 리우 톡]모든 문은 안으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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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밖으로 열면 福 달아나 걸레질도 현관부터 안으로

리우데자네이루 아파트 현관문

리우데자네이루 아파트 현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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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데자네이루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립니다.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내다보는 거리에는 우산을 쓴 사람이 드뭅니다. 대부분 취재진과 관광객이니까요. MPC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식당이 북적입니다. 날씨가 쌀쌀하니까 국물이 있는 중국식 면이나 우거지 갈비탕 같은 한식을 찾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습니다.

브라질에서는 갑자기 비가 내려도 빨래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방이나 거실에서 빨래를 말립니다. 우리처럼 베란다나 밖에서 보이는 곳에 빨래를 널면 신고를 당합니다. 상파울루와 리우를 오가며 브라질에서만 30년을 살았다는 임충식 씨가 가르쳐주었습니다. 그가 묻습니다.
"밖으로 잡아당기는 문 보셨어요?"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군요. 알고 보니 숙소를 출입하는 현관문이나 화장실 문 얘깁니다. 꼭 일주일을 머문 리우데자네이루 생활을 되돌아보니 우리 집처럼 손잡이를 잡아당겨 문을 열고 들어간 기억이 없습니다. 숙소 밖을 나가는 큰 철문도 항상 건물 안쪽으로 열립니다. 상점에 설치한 자동문처럼 미닫이도 있지만 건물이나 집 안에서 밖을 향해 열리는 문은 거의 없습니다.

브라질 사람들만의 문화라고 합니다. 문을 밖으로 열면 '복이 달아난다'고 믿는답니다. 임씨는 "이곳 사람들은 청소를 할 때도 현관에서부터 거실과 방 쪽으로 들어가며 걸레질을 한다"고 했습니다. 먼지나 오물을 안에서 밖으로 내보내는 우리와는 다릅니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새삼 문에 시선이 자주 갑니다.
그러나 예외도 있습니다. 가까운 곳에서 밖으로 열리는 문을 찾았습니다. 제가 묵는 숙소 현관문 바로 옆. 큰 쓰레기통을 보관하는 창고입니다. 문이 열리는 방향은 다르지만 '복(福)'을 바라는 브라질리언의 마음은 같다고 생각합니다. '불결하고 좋지 않은 기운은 밖으로 빨리 사라지라'는 마음이 담긴 설계라고 믿겠습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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