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봉대는 1970년대 '중동 붐의 원조'라 할 수 있는 건설부문이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이라크, 오만 등 중동 6개 국가에서 원자력발전소, 신항만, 고속도로 등 30여개 이상의 건설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란에서 가스, 석유 플랜트, 사회기반시설 개발이 발주되면 현대건설의 중동 수주 확대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동지역의 대규모 건설사업이 본격화 될 경우 철강재 수출 또한 회복세를 띌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에 원자력 철근 등 고부가가치 철강재 약 29만t을 수주해 지난 2011년부터 공급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중동에서 송유관, 정유시설, 발전소 등 에너지용 강재의 수요가 높은 만큼 제품경쟁력을 강화해 중동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이란 외 중동 전 지역으로 활동폭을 넓히기로 했다. 잠재된 자동차 수요에 비해 현대기아차의 판매망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해 중동에서 31만6000여대를 팔았다. 2014년 판매량(32만8000대)보다 3.6% 줄어든 수치다. 1976년 바레인에 포니를 수출하면서 중동 시장에 진출한 현대차가 전년대비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처음이다. 기아차도 부진했다. 기아차의 중동 판매량은 2014년 19만4500대에서 지난해 17만6000대로 9.6% 감소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가 처음으로 중동 지역에서 전세계 대리점 대회를 개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기아차의 전세계 대리점 대회는 글로벌 판매 목표 달성 의지를 다지는 자리로 지금까지는 국내와 미국, 캐나다, 호주, 스페인 등 전략 지역이 선택돼 왔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사우디, 요르단과 함께 중동 3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히는 이스라엘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판매 1~2위를 모두 차지하는 성과를 올렸다. 총 47개 브랜드가 각축을 벌이는 이스라엘에서 현대기아차가 전체의 4분의 1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했다는 점은 현지 시장을 한국이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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