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4·13총선 패배 후 격랑에 휩싸였던 새누리당이 70일간의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체제를 마무리하고 새 지도부에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당초 계파 청산과 혁신을 강조하며 야심차게 비대위의 돛을 올렸지만 계파갈등이라는 닻에 걸린 채 숙제만 남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8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마지막 회의에 참석해 "이제 홀가분하게 짐을 벗고 일상으로 돌아가 통합으로 거듭날 새누리당, 대한민국과 함께 전진할 새누리당을 마음으로 응원하겠다"며 "국민의 눈으로 보면 부족한 점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은 일은 내일 출범한 당 지도부의 몫으로 남겨둔다"고 말했다. 말했다.
하지만 김 비대위원장이 이끈 비대위는 활동기간 내내 척결의 대상인 계파싸움의 소용돌이서 벗어나지 못했다. 비대위의 최고위 성과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전환과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탈당파 의원들에 대한 일괄 복당 등이 꼽히고 있다. 하지만 탈당파 의원들에 대한 일괄 복당 과정에 김 위원장이 당무를 거부하고 칩거하는 등 후폭풍이 거셌다. 결국 정진석 원내대표가 사과하고 권성동 전 사무총장이 자진사퇴하는 방향으로 봉합되었지만, 이로 인해 당내 계파갈등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넘었다는 평가다.
당의 총선 패배를 반성하는 백서는 '누구나 예상한 결과'만 도출해 내고 끝났다. 비대위는 지속적으로 당의 혁신을 강조했지만 윤상현·최경환 의원과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연루된 '공천 개입 녹취록 파문'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방관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