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흐마니노프' 연출 "음악은 말을 넘어서는 말"

26일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프레스콜

니콜라이 달 역의 배우 김경수(사진=hj컬처 제공)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러시아의 천재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삶이 뮤지컬 무대 위에 펼쳐진다. 뮤지컬 '라흐마니노프'가 내달 25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한다.

뮤지컬은 촉망받던 젊은 음악가 라흐마니노프가 1897년 초연한 '교향곡 제1번'의 실패 이후 신경 쇠약에 걸린 시기를 조명한다. 라흐마니노프와 그의 아픔을 치유하는 정신의학자 니콜라이 달 박사가 주인공이다. 달 박사에 관해서는 '라흐마니노프를 치료했다'는 한 줄의 기록만이 전해진다.

뮤지컬 넘버들엔 라흐마니노프의 명곡들이 고스란히 스몄다. 교향곡 1번과 피아노 협주곡 2번과 3번 등이 피아노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 현악 4중주를 통해 뮤지컬 음악과 함께 어우러진다.

라흐마니노프 역의 배우 박유덕과 달 역의 정동하(사진=hj컬처)

26일 동숭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세혁 연출은 "음악은 말을 넘어서는 말"이라며 "음악으로 말할 수 있는 순간에는 배우의 대사와 행동을 배제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음악은 현실의 공기를 바꾸는 힘이 있다"며 "대본을 점점 줄여나가는 작업을 했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살리에리'의 이진욱 음악감독이 이번 작품에도 참여했다. 그는 "라흐마니노프가 뮤지컬 곡을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며 곡 작업에 임했다"고 했다. 이어 "연기와 음악은 모두 표현하는 것이기에 통하는 지점이 있다"며 "배우들이 이를 습득하고 연기해서 뮤지컬의 울림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극중 등장하는 라흐마니노프의 고난도 음악들은 팝피아니스트 이범재가 연주한다. 이범재는 "라흐마니노프의 곡들은 많은 피아니스트들에게 '넘사벽'으로 불릴 정도로 어렵다"고 했다. 이번 뮤지컬을 위해 하루 8시간 이상 맹연습 중이라는 후문이다.

라흐마니노프 역에는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살리에르', '빈센트 반 고흐'의 배우 박유덕과 '넥스트 투 노멀',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의 안재영이 맡는다. 니콜라이 달 역에는 '리틀잭', '파리넬리', '빈센트 반 고흐'의 김경수와 '난쟁이들', '쓰릴미'의 정동화가 캐스팅됐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