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미래에셋운용 아성 도전…점유율 확대 나서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최서연 기자] KB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선두주자인 삼성ㆍ미래에셋자산운용 추격에 나섰다. ETF 인력과 상품을 대폭 보강하고, KB금융지주 계열사를 상대로 ETF 자금 유치에 나서며 공세를 강화할 준비를 마쳤다.
KB운용의 선전은 이희권 사장의 공격적인 ETF 전략과 무관치 않다. 코스피가 수년째 박스권 안에서 움직이며 액티브펀드의 성과가 예전만 못하고, 저금리 시대에 수수료가 싼 인덱스펀드로 돈이 몰리면서 ETF의 인기가 높아지는 흐름을 눈여겨봤다.
ETF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준비도 마쳤다. 이 사장은 지난해말 2명이었던 ETF 전담 조직인 멀티솔루션본부 인력을 올해 10명까지 늘렸다. 현재 15개 수준인 ETF 수도 대폭 늘릴 예정이다. 다음달 코스피 인버스 레버리지 ETF 출시를 시작으로 하반기 총 11개에 달하는 ETF를 추가로 출시한다.
같은 계열로 편입된 현대증권도 큰 우군이다. ETF 시장에서는 규모가 크고 역량이 있는 유동성 공급자(LP)의 역할이 중요한데 그간에는 KB투자증권의 LP 규모가 작아 적기에 매수ㆍ매도 주문을 연결하고 물량을 공급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 합병으로 덩치가 커지면서 ETF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경쟁사인 삼성ㆍ미래에셋운용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두 회사 모두 ETF 시장 확대에 힘을 쏟는 상황에서 KB운용이 계열사의 지원을 등에 업고 추격하는 상황이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KB국민은행이 판매하는 펀드의 50%가 KB운용 상품일 정도로 지원이 커 추격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이 사장이 지난해 10월 삼성운용에서 영입한 홍융기 멀티솔루션본부장이 과거 퀀트운용본부장 출신으로 패시브 사업을 기획했다는 점도 삼성운용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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