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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수다] 겸손히, 가볍게 먹는 여름 보양식

최종수정 2016.07.18 15:00 기사입력 2016.07.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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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안전처는 하루 중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될 때에는 ‘폭염주의보’를, 35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될 때는 ‘폭염경보’를 긴급재난으로 발표한다. 올해는 한여름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폭염주의보’였다. 재난을 극복하고 이겨내기 위해 우리는 전투적인 자세로 더위에 맞설 준비를 해야 한다. 에어컨을 정비하고 효능이 좋은 선크림도 넉넉히 구입하고 몸에 좋다는 스태미나 음식들이 맛볼 수 있는 맛집 리스트까지 확보해야 든든하다.

그러나 막상 삼복더위 앞에서는 모든 것이 무기력해지고 의욕도 없어지는 재난 취약자일뿐이다. 무더위가 가장 극심하다는 삼복 중에 초복이 시작되었다. 복날은 더위 앞에 잠깐 엎드려 있어야 한다는 뜻에서 ‘엎드릴 복(伏)’자를 쓴다. 삼복더위에는 자연에 강경히 맞설 것이 아니라 겸손히 엎드려 있는 것이 더위를 현명하게 피하는 묘책이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더위를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삼계탕, 장어구이, 육개장, 개장국을 떠올리며 보양식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올해에는 겸손히 여름을 받아들이려고 한다. 여름이라서 맛볼 수 있는 제철 채소를 골고루 섭취해도 여름 더위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초여름 수확한 보리를 말려 볶으면 보리차가 된다. 정수기도 보편화되고 생수는 마트에서 사다 먹는 일들이 일상이 되었지만 여름 건강을 생각한다면 보리차를 가까이하는 것이 좋다. 옛날부터 갓난아이가 열이 날 때 엄마들은 보리차를 끓여 떠먹였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열이 내렸다. 여름에 보리차를 끓여 마시면 더위를 식혀준다. 보리밥에 열무김치를 쓱쓱 비벼 먹는 것도 보리가 여름철 더위를 식히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강된장과 보리밥

강된장과 보리밥



쌀을 푹 퍼지게 끓여서 녹두를 갈아 넣고 심심하게 간을 한 녹두죽은 담백한 맛이 난다. 녹두는 열을 내리고 갈증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니 녹두죽도 여름 보양식으로 먹으면 좋다. 빙수에는 녹두를 삶아 팥처럼 은근한 불에서 설탕을 넣어 졸여 녹두빙수로 즐겨도 맛있다.
노각(늙은 오이)은 수분이 많아 갈증을 해소해주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피로회복에도 좋다. 노각을 조물조물 무쳐 밥상에 한 접시 내면 우리가 습관처럼 마시는 비타민 음료보다 더 효과적이다. 여름철 무더위로 에너지 소모가 많아 적당한 칼로리도 보충이 필요하다. 가지는 다른 채소에 비해 영양성분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조직이 스펀지 같아 기름을 잘 흡수한다. 올리브오일이나 콩기름 등의 식물성기름을 넉넉히 사용하여 튀기거나 볶으면 더위로 입맛이 없을 때 칼로리를 보충할 수 있다.

시원한 보리차 한잔, 보리밥에 열무김치, 가지나물, 노각무침으로 차린 겸손한 밥상으로 지친 몸을 살살 달래어 가며 욕심 없이 더위에 순응하는 여름을 보내야겠다. ‘더우니까 여름이다’라는 마법의 주문을 되뇌이면서!

글=요리연구가 이미경(http://blog.naver.com/poutian),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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