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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전문인력 영입…경영권 탈환전 지속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골육상쟁. 혈족 간의 싸움을 뜻하는 이 사자성어는 최근 롯데그룹 형제의 난을 일컫는 데 자주 쓰이고 있다. 지난해 7월 시작된 롯데그룹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두 해째 계속되면서 가족 간 감정의 골은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법조계, 학계, 금융계 등 여러 분야에서 전문 인력을 적극 영입하며 경영권 다툼 의지를 적극 피력하고 있어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보였던 경영권 분쟁은 지루하게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는 검찰 수사라는 외부적인 리스크도 발생해 그룹은 존망의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형제간 감정의 골은 지난달 25일 일본에서 진행된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더 깊어졌다. 신 전 부회장이 올린 신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을 해임하는 안과 본인(신동주)을 선임하자는 안에 대한 표 대결에서 신 회장이 세 번째 승기를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당시 신 전 부회장은 본인의 뜻이 관철될 때가지 주총을 계속해서 열겠다는 이른바 '무한주총'을 예고하면서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진흙탕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그는 법조계, 학계, 금융계 출신의 전문인력을 모집, 인력을 보강 중이다. 무한 주총을 예고한 만큼 다음 번 주주총회에서 동일한 안건을 재상정하는 등 경영권 탈환전을 지속할 계획이다.
표 대결을 통해 한·일 롯데 그룹 원리더 입지를 재확인한 신 회장의 표정도 밝지만은 않다. 검찰의 칼끝이 한국 롯데그룹은 물론 총수일가를 정조준하고 있는 상황에 신 전 부회장의 무한 주총 예고까지 더해져 착잡한 심경이다. 그는 27일만에 한국 땅을 밟으면서 "(검찰 수사에 대해) 죄송한 생각뿐"이라며 "성실히 협조하도록 하겠다"고 밝히며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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