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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의 과거와 현재, 티아고·아드리아노가 제시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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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아드리아노(왼쪽)와 황선홍 감독[사진=김현민 기자]

FC서울 아드리아노(왼쪽)와 황선홍 감독[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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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황선홍 FC서울 감독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FC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17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긴장감과 설레는 표정이 교차했다. 그는 "집에서 훈련장이나 숙소를 오가는 일도 그렇고 많은 부분이 어색하다. 선수들보다 내가 먼저 적응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 경기는 그가 지난 27일 서울 감독으로 정식 취임한 뒤 맞은 데뷔경기였다. 황 감독은 "서울이 워낙 좋은 축구를 했기 때문에 당장 큰 변화를 주기는 어렵다. 첫 경기에서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 달라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고 했다. 선발 명단도 아드리아노와 데얀을 투톱으로 세우고 수비수 세 명을 배치하는 등 기존 서울이 고수하던 3-5-2 전형을 유지했다.
황 감독이 성남과의 경기를 준비하면서 가장 경계한 선수가 있었다. 티아고. 성남의 측면 공격수로 뛰는 티아고는 황 감독과도 인연이 있다. 지난해 황 감독이 지휘하던 포항 스틸러스에서 윙어로 한 시즌을 함께했다. 그러나 정규리그 스물다서 경기에서 네 골과 도움 세 개로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하고 계약을 해지한 뒤 성남으로 이적했다.

티아고는 성남에서 다른 선수가 됐다. 올 시즌 열여섯 경기 동안 열한 골을 넣어 리그 득점 선두를 달린다. 황 감독은 "이적한 뒤 훈련을 훨씬 많이 했는지 몸이 좋아졌다. 연계 능력은 부족하지만 왼발 슈팅이 좋고 스피드가 있다. 조심해야 할 선수"라고 했다. 우려는 현실로 바뀌었다. 티아고는 경기장에서 재회한 옛 사령탑의 데뷔경기에서 눈부신 활약으로 비수를 꽂았다. 1골 1도움으로 팀의 3-1 승리에 기여했다.

출발은 서울이 좋았다. 전반 13분 고광민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아드리아노가 헤딩슛 해 선제골을 넣었다.
성남FC 공격수 티아고(왼쪽)가 FC서울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성남FC 공격수 티아고(왼쪽)가 FC서울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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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고는 그 때부터 번뜩이는 활약으로 팀 분위기를 바꿨다. 전반 19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중앙선 부근에 있던 피투의 뒤를 돌아 빈 공간을 파고든 뒤 침투패스를 동점골로 연결했다. 상대 골키퍼 유상훈이 단독 찬스를 막기 위해 벌칙지역 바깥쪽까지 달려 나오자 가볍게 태클을 피하고 골 그물을 흔들었다. 시즌 12호 골로 그는 아드리아노(11골)의 추격을 따돌리고 득점 단독 선두를 지켰다.

그가 전방에서 빠른 발로 압박하자 서울 수비수들이 크게 흔들렸다. 티아고는 전반 33분 서울 측면 수비수 정인환이 횡패스한 공을 가로챈 뒤 쇄도하는 황의조에게 정확한 패스를 했고, 황의조는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역전골을 넣었다.

주도권은 이후 성남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후반 들어서도 서울을 강하게 몰아붙이며 기회를 노렸다. 결국 후반 11분 추가골이 나왔다. 황의조가 벌칙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돌파를 하며 반칙을 얻었고, 피투가 왼발로 날카롭게 감아 찬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한 차례 때린 뒤 유상훈의 몸을 맞고 골대로 들어갔다.

후반 시작과 함께 윤주태를 투입하며 공격적으로 대응하려던 황 감독도 수비가 불안하자 전형을 4-back으로 교체하며 변화를 모색했다. 그러나 악재가 겹쳤다. 아드리아노가 후반 30분 상대 진영에서 공과 관계없이 몸싸움을 하다 성남 수비수 임채민에게 반칙을 해 레드카드를 받았다. 아드리아노는 이 장면을 잡아낸 부심에게 달려가 거세게 항의했고, 황 감독은 벤치에서 큰 소리로 이를 만류하느라 진땀을 뺐다.

아드리아노는 출중한 득점력을 갖췄으나 자유분방한 성격에 개성이 강해 황 감독이 주의를 기울이는 선수다. 그는 "감독이 바뀌고 갑작스럽게 많은 주문을 하거나 변화를 주면 혼란스러울 수 있다. 일단은 지켜만 보고 있다"고 했다.

황 감독은 데뷔 경기를 통해 해결해야 할 과제를 확인했다. 불안한 수비와 선수단 파악. 가장 좋은 공수 조합을 찾아내는 일도 시급하다. 티아고의 맹활약이 결과적으로 황 감독에게 깊은 고민을 안긴 셈이다.

성남은 이 승리로 7승5무5패(승점 26)를 기록, 6위에서 5위로 도약했다. 서울은 2위(승점 30)를 유지했으나 최근 2연패로 선두 전북 현대(승점 35)와 격차가 5점으로 벌어졌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김현민 사진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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