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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아시아]中광저우 'LG디스플레이 클러스터'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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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는 온오프라인 통합 10주년을 맞아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국력 제고를 위해 뛰는 현장을 직접 찾아갑니다. 산업통상자원부, KOTRA, 무역보험공사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중국 대(大)기획 시리즈 '우문현답, 다시 뛰는 산업역군'을 통해 드넓은 중국 대륙 곳곳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산업역군의 치열한 삶의 목소리를 생생히 전달하고자 합니다.<편집자주>

뉴아시아-우문현답, 다시 뛰는 산업역군<3>中광저우 LG디스플레이 8.5세대 LCD 패널공장
해외 세운 최초의 패널 공장…단기간 내 생산 능력·수율 최대치 끌어올려
매출 70% 중국 내수 물량 소화…잇단 공급 요청에 일본·대만 등 역외 수출도
中 전기전자 업종 첫 녹색제조 공장 인증…3년째 갱신 성공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CA법인 패널 공장 전경. CA법인은 LG디스플레이가 해외에 세운 최초의 패널 공장으로, 8.5세대 유리 기판으로 TV용 LCD를 만든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CA법인 패널 공장 전경. CA법인은 LG디스플레이가 해외에 세운 최초의 패널 공장으로, 8.5세대 유리 기판으로 TV용 LCD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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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중국)=아시아경제 김혜원 특파원]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에 위치한 상업·무역 중심지 광저우(廣州)에는 'LG디스플레이 클러스터'가 있다.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단지로 정평난 우리나라 파주 LG디스플레이 클러스터의 딱 절반 크기로, 해외에 세운 최초의 LCD 패널 공장이다.
LCD 패널은 우리 정부가 핵심 산업으로 정한 특별 관리 품목이라 해외에 공장을 짓겠다고 나선 것 자체부터 도전이었다. 한국과 중국, 양국 정부의 깐깐한 승인이 필요했고 협상에 협상을 거듭해야 했다. 하지만 중국이 자국 LCD 산업 보호를 위해 관세율을 갑자기 인상한 데 이어 LCD 패널 자급률을 확대키로 하면서 LG디스플레이로서는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서 최대 시장을 뺏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힘든 첫걸음을 뗐지만 LG디스플레이가 중국에서 '개발-생산-판매'의 프로세스를 구축한 것은 결과적으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2014년 광저우 정부(지분 20%)와 중국 최대 TV 제조사 중 한 곳인 스카이워스(10%) 등과 합작으로 탄생한 LG디스플레이 CA법인은 전 세계 LCD시장 점유율 선두를 유지하기 위한 전초 기지다. 지난 한 해 출하량 기준 LG디스플레이의 시장 점유율은 23.4%로 세계 1위였다.

지난 16일 광저우 바이윈국제공항에서 차로 40여분을 달려 '고신기술산업개발구'에 닿으니 축구장 20개 크기의 LG디스플레이 클러스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단지에는 두 개의 패널 생산 공장(GP1·GP2)과 모듈 공장(GZ1·GZ2), 패널 원재료를 납품하는 협력사 6곳, 기숙사 등이 어우러져 있다.
핵심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로 보안이 워낙 엄격한 탓에 패널 공장의 민낯을 보는 것은 불가능했다. 통유리 너머로 8.5세대 널찍한 유리 기판이 세척되는 공정 정도만 흘끗거릴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보는 LCD 화면은 크게 박막 트랜지스터(TFT)→컬러 필터(CF)→셀→모듈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반도체 공정과 마찬가지로 LCD 패널 양산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수율(輸率)이다. 수율은 투입량 대비 완성품을 얼마나 만들어내느냐의 비율로, 쉽게 말해 불량률의 반대 개념이다. 수율이 높을수록 생산성이 오르고 수익성과도 직결되는 셈이다. 손위석 CA법인 경영관리 부장은 "우리 법인 제품의 수율은 평균 95% 안팎인데 이는 원가 경쟁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CA법인은 해외 공장 중 유일하게 종합전시관을 보유하고 있다. CA법인 전시관을 통해 고객들은 LG디스플레이의 다양한 기술과 제품을 볼 수 있다. 인근 지역 학교의 과학 교육에도 활용될 만큼 관심이 높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CA법인은 해외 공장 중 유일하게 종합전시관을 보유하고 있다. CA법인 전시관을 통해 고객들은 LG디스플레이의 다양한 기술과 제품을 볼 수 있다. 인근 지역 학교의 과학 교육에도 활용될 만큼 관심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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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법인은 공장 설립 첫해 월 6만장 규모의 8.5세대 생산 라인을 가동했다. 시험 생산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당시의 생산 능력 최대치에 도달했고 이듬해 상반기에는 월 9만장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했다. 그리고 올해 연말까지는 GP2의 생산 능력 월 3만장을 더해 총 12만장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손 부장은 "GP2도 GP1처럼 최대 생산량이 월 9만장이라서 내년께 나머지 공간에 설비를 채우면 패널 공장의 총 생산 능력은 월 18만장까지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CA법인은 32인치부터 42, 43, 49, 55, 65인치 TV용 패널을 생산하는데 주로 대형 TV용 LCD를 많이 만든다. 올 하반기부터는 75인치 초대형 TV용 LCD도 생산할 예정이다.

CA법인이 단기간 내 생산 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리고 한국 법인 수준의 수율을 맞출 수 있었던 비결은 기본적으로 기술력에 있지만, 리스크 관리와 효율적인 인력 배치도 큰 몫을 했다. 패널 생산에는 장비가 가장 중요하듯이 설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1만5000건의 문제를 사전에 분석하고 대비했다. 또 패널 공장 설립 이전부터 운영했던 모듈 공장의 우수 인력 230여명을 전환 배치한 것이 초기 정착에 큰 도움이 됐다.

CA법인의 주요 타깃은 중국 내수시장이다. 매출의 70%는 내수 물량으로 소화하며 나머지는 일본이나 대만 등 역외 지역으로 수출하고 있다. 손 부장은 "초창기에는 중국 내수 비중을 최대한 9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게 목표였지만 지금은 CA법인 제품을 요청하는 곳이 많아지면서 고객들의 요구에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CA법인의 또 다른 자랑은 '친환경 공장'이다. 2014년 6월 중국 전자·전기 업종 최초로 '녹색제조 공장' 인증을 받았다. 첫 획득 후 올해로 3년째 갱신에 성공했다. 또 건설 단계부터 공장에 LED 램프를 적용해 친환경 에너지 사업장을 지향했다. 손 부장은 "물론 '생산'을 주로 하는 공장이지만 보안과 안전, 환경에 대해서도 특별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LED 램프 사용으로 연간 141만1500㎾h의 전력을 절감한다"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 CA법인 박상우 경영지원담당 총경리.

LG디스플레이 CA법인 박상우 경영지원담당 총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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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D CA법인 박상우 경영지원담당 총경리 "완벽한 디스플레이 제품 생산 기업 LGD 뿐"= "중국 토종 기업이 무섭게 양적 공세를 퍼붓는 게 사실이지만 큰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LG디스플레이 CA법인의 박상우 경영지원담당 총경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디스플레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LG디스플레이뿐"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중국 1위 디스플레이 제조사 징둥팡(京東方·BOE)과 같은 로컬 기업이 10.5세대(2940×3370㎜) 공정 투자에 나서며 한발 앞서는 듯 보이지만 중국의 대형 사이즈 LCD 기술력은 아직 안정 단계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세대'는 디스플레이 패널 제작에 쓰이는 유리 기판의 크기를 분류한 것으로, 세대가 클수록 기판 사이즈가 크다는 의미다. CA법인은 8.5세대(2200×2200㎜) 크기의 기판을 사용하는데, 1세대의 31.6배에 달하며 기판 1장당 65인치 TV 패널 3장을 뽑아낼 수 있다.

중국 기업이 두려운 진짜 이유는 LCD 평균 판매 단가를 떨어뜨리는 데 있다. 중국발(發) 공급 과잉에 수요 부진까지 겹치면 업황은 그야말로 살얼음판으로 변한다. 박 총경리는 "지난 2년 동안 장기 호황을 누렸는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황이 꺾이기 시작해 혹독한 겨울을 보냈다"며 "글로벌 전체적으로 시장 여건이 좋지 않아 지난해만 해도 올해 연간 흑자를 예상했지만 상반기 흑자 달성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CA법인에서는 장기 재고 없이 공장을 풀가동 중이지만 판가가 받쳐주지 않기 때문이다.

TV 패널 판가의 경우 지난해보다 20% 이상 빠진 상태다. 중국 기업의 물량 공세에 판가가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전체 시장에 영향을 미친 탓이다. 지난해 CA법인은 13억위안의 영업이익과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지만 올해 실적은 불투명하기만 하다.

그나마 중국에 불어닥친 TV 대형화 바람은 LG디스플레이에는 더할 나위 없는 호재다. 박 총경리는 "TV 업황은 부동산 경기의 영향을 받곤 하는데 최근 2년 동안 42인치에서 55인치 TV로 바꾸는 붐이 일면서 중국인이 보유한 TV의 평균 사이즈가 처음으로 미국을 넘어섰다"며 "65인치 대형 TV 수요도 점점 늘고 있어 예상 외로 시황이 좋아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CA법인은 올 하반기 75인치 TV용 LCD 신제품도 양산할 예정이다.



광저우=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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