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에 고민 깊어져…외국인 자본 움직임에 동결 예상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정현진 기자] 하반기 기준금리 향방은 안갯속이다. 하반기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예상치 못했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충격파까지 더해지면서 한국은행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가 1.25%로 인하의 여력은 있지만 불확실성이 팽배한 상황에서 섣불리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기도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은 하반기 추가 금리인하에 무게추를 더 두는 분위기다. 브렉시트라는 돌발 악재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0.1∼0.2%포인트 더 떨어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하반기 금리 인상도 불투명해졌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추경에도 불구하고 성장률 둔화에 대한 부담감은 여전히 높은 상태"라며 "브렉시트로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약화되고 있어 이르면 3분기 중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렉시트와 함께 또 하나의 블랙스완(일어날 가능성은 적지만 한번 발생하면 큰 충격을 주는 사건)으로 부상할 수 있는 이벤트는 올 연말로 예정돼 있는 미국 대통령 선거다.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분노,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만, 이민자들에게 자신의 이익을 빼앗겼다고 생각 등이 영국의 유럽연합(EU)탈퇴를 이끈 상황이 미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의 주장과 맥을 같이한다. 만약 영국에 이어 미국이 신(新)고립주의에 힘을 보탠다면 소규모 개방경제국가인 한국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게 된다. 배현기 하나금융연구소 대표는 "큰 흐름을 보면 세계화가 퇴조하고 각국간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과정에서 만약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되면 각자도생 분위기로 흘러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클 때는 통화정책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금리동결을 예상했다.
하반기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이미 변동성이 확대된 상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하반기 중에 원·달러 환율이 최대 1300원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브렉시트가 하반기 내내 변동성을 키우며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데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축소됐다곤 하지만 여전히 열려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이슈브레이크 보고서에서 "브렉시트 여파가 홍콩 금융시장에 직접 타격을 미치거나 중국의 자체 다운사이즈 리스크로 약세를 연장하게 되면 원·달러 환율은 3분기 중 1300원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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