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중복 공시 통합해달라"

전경련, 현실과 맞지 않는 대기업집단 규제 완화 건의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전국경제인연합회가 대기업집단이 중복 공시되는 내용의 통합, 친족 범위의 축소, 기업집단자료 입력시스템 개편을 요청했다고 20일 밝혔다.

전경련은이 자산 5조원이상 대기업집단(45개)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기업집단 규제 애로 개선방안’ 설문조사에서 26개 기업집단이 응답한 결과에 따르면, 기업집단현황공시, 비상장회사 중요사항 공시, 대규모내부거래 공시 등 3가지 공시에 대해 중복되는 내용을 통합해달라는 응답이 96.2%로 나타났다.

현재 대규모내부거래 공시 항목이 기업집단현황공시에 다수 포함됨에도 별도로 운영돼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친족범위도 ‘배우자, 4촌이내 혈족 2촌이내 인척’(73.1%) 또는 ‘배우자, 4촌이내 친인척’(15.4%)으로 완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대기업집단은 현재 배우자, 6촌이내의 혈족, 4촌이내의 인척 전부에 대한 주민등록번호, 주식소유현황 등을 파악해서 공시해야 하는데, 친족 범위가 너무 넓어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소한 공시위반으로 처벌을 받은 적이 있다는 기업이 61.5%였다. 예를 들어, 이사회 개최일자를 잘못 적었거나, 제도 도입여부에 대해 잘못 체크하거나, 전체 합계금액을 틀린 경우 수백만원의 과태료를 부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같은 단순 공시위반으로 과태료를 받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들이 공정위 자료 입력시스템에 모든 데이터를 하나하나 직접 입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자료 입력시스템에는 자동합계, 오탈자 검색 기능, 복사-붙이기 기능 등이 없다. 따라서 대기업집단 자료 입력시스템과 상용프로그램이 호환된다면 이런 문제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순환출자 형성과 관련해 유상증자 등의 신규자금 유입이 없는 합병에 의한 지분증가는 인정해달라는 의견이 65.4%였다. 현행법에서 허용하는 순환출자고리 내에 있는 기업 간 합병이더라도 공정위 판단에 따라 늘어난 지분을 6개월 내에 처분해야 한다.

현재 지주회사기업집단이 비지주회사 기업집단에 비해 역차별을 받는다는 응답이 70%를 차지했다. 역차별을 받는다는 내용은 지분율 규제(34.7%), 금융회사 소유 금지(27.0%), 출자 규제(11.5%), 비계열사주식 5% 초과 보유 금지(11.5%) 등이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이철행 전경련 기업정책팀장은 “대기업들이 공정거래법을 잘 준수할 수 있도록 현실에 맞게 법규정을 개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이달 3일부터 10일까지 이메일, 팩스를 통한 객관식 선택 설문 형태로 진행됐다. 대기업집단 45개 중 26개 응답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