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불량' 양계업자…전염병 걸린 닭 1500마리 무단 투기

전염병 걸려 버려진 닭/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유진 인턴기자] 전염병에 걸려 집단 폐사한 닭을 도로변에 무더기로 버린 양계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익산경찰서는 17일 가축전염병 예방법 위반 혐의로 양계업자 김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닭이 집단으로 죽으면 역학조사를 의뢰해서 원인을 밝히고, 결과가 나오면 땅속에 묻거나 가축전문처리업체에 맡겨야 한다. 김 씨가 초보 양계업자여서 도로에 갖다버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모(44)씨는 전북 익산과 김제에서 양계장을 운영하는 양계업자다.

그는 지난 3일 키우던 닭들이 갑자기 집단 폐사하는 일을 겪었다. 닭들이 죽은 것도 문제지만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난감했다. 초보 양계업자라 적당한 방법을 알지 못했던 김씨는 죽은 닭들을 자신이 운영하던 익산의 빈 양계장에 버렸다.

이후 죽은 닭이 계속 늘면서 빈 양계장이 가득 차자 8일부터는 익산과 김제 양계장을 오가던 도로에 닭을 몰래 버렸다. 무단 투기한 죽은 닭은 첫날 20여 마리였으나 점차 늘어나 이후 거의 매일 퇴근 무렵에 100~200마리씩 버렸다.

이런식으로 15일까지 전부 버린 닭은 1500여 마리에 달했다.

김씨는 동네 주민이 경찰에 신고할 때도 모른척했다. 하지만 경찰은 인근에 설치된 CCTV(폐쇄회로)를 통해 김씨를 적발했다.

닭들의 폐사 원인이 제2종 가축전염병인 '가금티푸스'로 드러나자 김씨는 뒤늦게 자신의 행동이 무모했음을 시인했다. 김씨의 닭들은 호흡기로 감염되는 제2종 전염병인 '전염성 기관지염(IB)'도 함께 걸렸다.

익산시는 닭이 버려진 도로 곳곳을 소독하고 인근 농가로 전염병이 확산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정유진 인턴기자 icamdyj71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