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회사 몸값을 키워온 과정을 정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호텔롯데 지분을 갖게 된 계열사 6곳은 이듬해 3월 이를 계열사 코리아세븐이 100% 소유한 바이더웨이에 취득가 대비 35% 높은 가격에 모두 넘겼다. 투자수익 창출을 위해 이를 사모았다던 바이더웨이는 불과 넉 달 뒤 2% 낮은 값에 부산롯데호텔에 전량 처분했다.
부산롯데호텔은 작년 말 기준 최대주주 일본 롯데홀딩스(46.62%) 등 일본 롯데가 100% 지배하는 외국인 투자기업이다. 호텔롯데 역시 최대주주 롯데홀딩스를 비롯해 광윤사 등 총수일가가 지배하는 일본 롯데가 사실상 지분 전량을 소유한 일본 회사다. 여러 단계 거래 과정을 거치며 자산 집중으로 호텔롯데 몸값을 키우고, 실질적 수혜는 총수일가가 누리는 구조다.
검찰은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에서 처음으로 경영 수업을 시작한 핵심 계열사 롯데케미칼이 협력업체·자회사를 통해 해외로부터 원료를 들여오는 과정에서 일본 롯데 계열사를 끼워넣어 거래 가격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살펴보고 있다.
비자금 규모가 수백억원대에 달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홍콩 소재 페이퍼컴퍼니 동원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비자금 조성에 한국·일본 롯데를 모두 동원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국부유출·먹튀'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롯데케미칼 역시 검찰 압수수색을 피해가지 못했다.
총수일가에 대한 부당지원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맏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셋째 부인 서미경씨 모녀 등이 롯데시네마, 롯데민자역사 등지에서 점포 사업권을 확보·운영하며 비자금 조성이나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을 받아왔다. 서씨 모녀는 전국 각지에 1000억원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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