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4일 자율협약을 개시한 한진해운은 영국 프레시필즈를 외부 자문으로 용선료 협상단을 구성하고, 해외 선주 23곳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해외 선주사 23곳과 한 차례씩 만났으나, 이중 긍정적인 답변을 보낸 곳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진해운은 전체 보유선박 151척 가운데 91척을 빌려쓰고 있으며, 지난해 용선료로 사용된 비용은 1조1469억원 가량이다.
한진해운은 용선료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당장 운전자금부터 확보해야 한다. 유동성 위기에 몰린 한진해운이 용선료 지급을 연체하면서 협상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최대 선주인 시스팬이 한진해운의 용선료 인하 요청을 공개적으로 거절한데 이어 그리스 용선주 나비오스는 용선료 체납을 압박하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사흘간 선박을 억류하기도 했다. 용선료 연체규모가 계속 불어나는 상황에서 당장 운전자금 마련을 위한 긴급수혈에 나서지 않으면 또 다시 선박 억류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한진해운이 해결해야 할 용선료 연체액은 1000억원이며, 매달 비슷한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총수일가의 사재출연이나 주주지원 방식으로 유동성을 해소해야 채권단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양호 회장이 사재출연에 나설 경우 한진 보유지분(82만2729주, 약 280억원)을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운전자금 부족분과, 한진해운 보유 매각자산 등이 충분치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할때 유동성 지원 규모가 적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달 13일 해운동맹체 '디 얼라이언스' 가입을 발표한 한진해운은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용선료 인하 협상, 사채권자 채무재조정 조건을 충족해야 채권단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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