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한끼] 후루룩 넘어가는 여름 별미식, 우무 깻잎무침

어릴 적 여름철에 시장에 가시는 엄마를 따라 나섰던 이유는 하나, 시원한 아이스바를 하나 먹기 위해 덥지만 엄마를 따라 나섰다. 냉장시설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아이스바는 여름철에 엄마 말씀을 잘 들어야 맛볼 수 있는 먹고 싶은 특별한 간식이었다.

언제쯤 사주실까 기대를 하며 채소가게, 생선가게를 지나고 나면 맷돌로 삶은 콩을 갈아서 콩국물을 만드는 곳을 지난다. 큰 그릇에 콩국물이 담겨져 있고 그 속에 커다란 얼음 덩어리가 바다 속의 빙하처럼 둥둥 떠 있다. 얼음은 녹으면서 걸쭉했던 콩국을 적당한 농도로 만들어주고 적당히 차가워진다. 기대했던 아이스바는 안사주시고 원하지도 않았던 콩국을 한 그릇 주문해 주신다. 안 먹겠다고 하면 혼날 테고 아이스바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억지로 콩국물을 마신다. 콩국물 속에 말랑말랑한 묵이 있어 그래도 먹는 재미를 주었다.

지금은 이런 시장 풍경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여전히 여름이면 콩국물은 더위를 식혀주는 보양식이다. 콩국물속의 말랑말랑했던 묵은 우뭇가사리를 삶아서 만든 우무묵으로 ‘한천’이라고도 한다. 칼로리는 거의 없지만 포만감을 주니 요즘은 다이어트식으로 인기가 있다. 우무는 콩국물에 국수를 대신해서 넣기도 하고 후루룩 넘어가도록 냉국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새콤달콤하게 무쳐 시원하게 먹으면 잃었던 입맛이 되살아난다. 이제는 여름이면 아이스크림보다 우무무침 한 그릇이 더 생각난다. 삼시한끼로 오늘은 우무무침 한 그릇 만들어 먹어야겠다.

우무 깻잎무침

우무 깻잎무침

주재료(2인분)

우무 200g, 오이 1/4개, 깻잎 10장

양념장

간장 1, 식초 2, 설탕 1.5, 매실청 1. 소금 0.5, 깨소금 1

만들기

▶ 요리 시간 20분

1. 우무는 굵게 채 썬다.

2. 오이는 어슷하게 채 썰고 깻잎은 곱게 채 썬다.

3. 우무에 분량의 양념장 재료를 모두 섞어 넣고 버무린 다음 오이를 넣어 섞는다.

4. 그릇에 담고 깻잎을 골고루 뿌린다.

글=요리연구가 이미경(http://blog.naver.com/poutian), 사진=네츄르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