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참모진 개편…하반기 국정운영의 新 양대 축이 뜬다
충청출신 당청 요직에 이원종 비서실장, 與 정진석 원내대표·김용태 혁신위원장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김보경 기자] 박근혜 정부 후반기 국정 운영을 이끌어갈 주요 인사에 '위스콘신 학파'와 '충청 출신'이 양대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15일 청와대 참모진 인사로 경제수석에서 정책조정수석으로 자리를 옮긴 안종범 수석과 강석훈 신임 경제수석은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학자 출신의 정치인 '트로이카 시대' 주인공이다. 이심전심도 가능한 인맥이다보니 원활한 협업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자칫 일방통행식 방향성 설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강 라인'…위스콘신 학파 '두각'=안 정책조정수석과 강 경제수석은 위스콘신대 경제학 박사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에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으로 꼽히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까지 위스콘신 학파 3인방으로 통하며, 이들 모두 박 대통령의 대표적인 '경제정책 브레인' 역할을 해왔다. 특히 안 수석과 강 수석은 18대 대선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에서 고용복지분과위원과 국정기획조정분과위원을 각각 도맡아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의 밑그림을 그렸다.
◆'서울대 선후배 사이'…'강-유' 호흡 기대= 강 수석과 유일호 부총리의 호흡도 기대된다. 강 수석은 1964년생으로 유 부총리와는 9살 차이로,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소를 거친 유 부총리는 강 수석과 7학번 대학 선후배 사이다. 성향이나 경력도 비슷해 원활한 정책적 호흡을 연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19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해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경제 정책 핵심 브레인으로 역할을 해왔다. 내수와 수출 침체 속에서 구조조정 한파가 불어 닥친 임기말 경제 정책 운용에 안정감이라는 무게를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현재 구조조정 진두지휘하고 있는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시 출신이라는 점에서 최경환 전 부총리와 인연이 깊다.
강 수석은 19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를 맡아 당정청 경제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왔다. 또 서울대 82학번으로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과 송언석 기재부 2차관(법학과), 송인창 국제금융관리관(경제학과)과 같은 시절 대학을 다닌 인연도 있다. 이들은 굵직한 경제정책을 설계하는가 하면 정부와 갈등이나 마찰보다 협업 기조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청와대와 정부의 정책 조정이 매끄럽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권 핵심에 충청 인사 포진…'대망론' 고개 드나= 충청권 출신 인사들도 당청의 핵심 요직에 임명돼 눈길을 끈다. 이원종 신임 비서실장은 충청 제천 출신이자 충북도지사를 지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당 쇄신책 마련을 위한 혁신위원장에 비박(비박근혜)계 김용태 의원을 임명했는데, 정 원내대표와 김 의원 모두 충청 출신이다.
정 원내대표는 충남 공주 출신이고, 김 위원장은 1968년 대전에서 태어나 대전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당청 등 여권 내부에 충청 인사들이 대거 포진하면서 당청 갈등 해소, 계파 청산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공조할 것으로 보인다. 정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에 대해 "무소의 뿔이 달린 정치인"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충청권 출신 인사들이 대거 당청 수뇌부에 입성하면서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을 필두로 한 '충청 대망론'에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 실장이 잠재적 대선주자인 반 사무총장과 박 대통령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번 청와대 참모진 인사에서 발탁된 이 실장과 안 수석을 비롯해 황교안 국무총리까지 모두 성균관대 출신으로 '성대 파워'의 건재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세종=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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