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폭음탄 장난 대학생 '전과자' 신세
대법, 공무집행방해 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경계병, 비상사태로 오인하게 만들어"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군부대에 폭죽놀이용 폭음탄을 던지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대학생 A(27)씨는 2013년 10월 경북 경산의 한 군부대 앞에 자신의 차량을 세웠다. 대학 후배와 함께 차에 타고 있던 A씨는 장난삼아 폭죽놀이용 폭음탄(길이 4.5㎝)에 불을 붙여 위병소 지붕 위로 던졌다. 고요하던 새벽 시간 갑자기 터진 폭음탄 소리에 군부대는 '비상'이 걸렸다.
대학생들은 장난삼아 폭죽놀이용 폭음탄을 던졌다고 하지만, 군부대 입장에서는 장난이 아닌 실전 상황이었던 셈이다. 폭탄 테러 등 다양한 가능성에 주목할 수밖에 없었고, 매뉴얼에 따라 대응이 이뤄졌다.
위병 근무 중이던 병사는 비상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오인해 상부에 보고했고, 부대 내 5분 전투대기조와 정보분석조가 출동하는 등 경계태세로 이어졌다. A씨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됐고, 재판을 받게 됐다.
1심은 벌금 300만원의 유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한 순간의 장난 때문에 전과자 신세가 될 수도 있었는데 그 위기를 벗어난 것일까. 2심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적용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심은 "폭음탄을 투척하는 행위는 경계병이 부대를 지키는 임무에 대한 공격행위로서 경계병이 즉각 대처해야 할 실제상황의 발생에 해당한다"면서 "(실제상황이 발생한 이상) 경계병으로 하여금 비상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오인 내지 착각하게 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2심은 "군부대에 근무하는 군인공무원이 비상상황의 정도를 파악하고, 그에 대처하는 것은 당연한 임무"라면서 "현장에 관한 수색이 이뤄지고, 위병소 경계근무가 강화됐다고 해 공무원으로 하여금 그릇된 행위나 처분을 하게 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군부대 입장에서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므로 A씨 행동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보기 어렵다는 게 2심 법원의 무죄 판단 이유였다. 대법원은 판단이 달랐다.
대법원은 "경계병 등 군인들로 하여금 실제의 폭탄 투척 등 긴급히 대응하여야 할 비상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오인하게 만들었고, 이로 인해 군부대는 5분 전투대기조를 현장에 출동시키는 등 폭죽놀이용 폭음탄을 던진 것이라는 사정을 알았더라면 하지 않았을 대응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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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피고인의 행위는 위계로써 군부대의 경계업무 등 구체적인 직무집행을 방해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면서 "원심판결에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결국 장난삼아 군부대에 폭죽을 던진 대학생은 전과자 신세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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