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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법인세율 인상' 논의가 필요한 이유

최종수정 2020.02.11 13:59 기사입력 2016.05.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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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남 강남대 세무학 교수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 교수

4ㆍ13 총선 결과는 현 정부의 재정정책 기조인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짙다. 증세를 주장한 의원에게 공천장을 주지 않기 위해 저질 코미디 보다 못한 계파 간 정치싸움을 벌였다. 그 결과 여권은 대패했다.

이상한 것은 증세가 죄 짓는 일도 아닌데 왜 마냥 안 된다고 고집하느냐는 점이다. 세금을 거두어서 불에 태워 없애는 것도 아니다. 많이 거두어서 국민을 위해 좋은 데 쓰면 될 뿐이다. 재정정책의 알파와 오메가는 균형이다. 그래야 국가가 산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지난 3년간 95조원이 넘는 재정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이명박 정부는 98조원, 노무현 정부는 10조원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현 정부의 적자규모는 이미 노무현 정부의 10배를 넘어섰다. 앞으로 얼마나 더 늘지 아무도 모른다.
현 정부의 재정정책은 F학점 수준이다. 어느 정부인들 빚을 내서 정책을 꾸려갈 줄 몰랐을까. 누구 탓인가. 누굴 탓할까. 이제는 이것도 모자라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들먹이고 있다. 해운ㆍ조선업 구조조정자금을 마련을 위해 돈을 찍어내자는 것이다. 정말 이 돈이 필요하다면 국가재정이나 공적자금조성을 통해서 하면 된다. 그런데 국회가 여소야대가 되어 정부 뜻대로 자금을 마련할 수 없으니, 한국은행 팔목을 비틀어서 조달하려고 하고 있다.

복지든 구조조정이든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으로 우선 법인세율을 올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현행 법인세율 22%에 세수입이 43조원 정도이니, 1% 올릴 때마다 약 2조원 정도 세수입이 증가될 것이다. 이를 25% 정도로 인상하면 매년 추가적으로 6조원 정도의 돈이 마련된다. 이 재원으로 국가재정의 붕괴를 막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리스 꼴 나기 십상이다.

왜 법인세율을 올려야 할까. 첫째, 조세 공평부담의 원칙 때문이다. 우리나라 세수입의 85% 이상은 소득세,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에서 조달된다. 그런데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과 박근혜 정부의 2014년을 비교할 때 전체 세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법인세의 경우 26%에서 24%로 낮아진 반면, 소득세는 26%에서 31%로 크게 올라갔다. 부가가치세는 34%에서 33%로 별 차이가 없다.
결국 유리알 지갑으로 불리는 근로자만 '봉'이 된 셈이다. 법인세 비중이 낮아진 것은 이명박 정부의 법인세율 인하(25%→22%) 정책의 영향으로 본다. 이래서는 안 된다. 국가 살림살이를 하면서 근로소득자 등 개인소득이 있는 자에게만 부담을 증가시키는 것은 조세의 공평부담 원칙에 위배된다.

둘째, 법인세율 인상이 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많지 않다. 법인세율을 높이면 경제 활성화를 저해할 것이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2010년 6.5%였던 경제성장률이 2014년 3.3%로 반 토막 났다. 법인세율이 인하되었음에도 말이다. 이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셋째, 법인세율 인상이 외국인의 국내투자 유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흔히 법인세율을 올리면 외국인 투자가 줄어든다고 한다. 아니다. 외국인 투자가가 한국에서 부담한 세금은 본국에서 대부분 전액 세액공제를 받는다. 즉, 기업의 추가적 세금부담이 없다는 얘기다.

넷째, 외국은 법인세율을 인하하는데 우리만 인상하면 이는 기업의 경쟁력 상실로 이어진다고 한다. 기우다. 미국이나 유럽 등 우리나라가 주로 경쟁하고 있는 국가의 법인세율은 30% 내외다. 이들 국가가 20% 후반으로 낮추려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보다도 훨씬 낮은 22%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의 평균 법인세율은 25%를 초과한다. 더군다나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실제로 부담하는 법인세 실효세율은 14% 남짓에 머문다. 일본의 실효세율은 우리의 두 배에 가깝다.

모름지기 가정이나 국가나 빚이 많으면 끝장이다. 통일비용도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더더욱 국가재정이 건실할 필요가 있다. 곧 20대 국회가 출범한다. 법인세율을 인상 문제를 놓고 적극 논의해 볼 때가 됐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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