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오란 효과]4500명 치맥파티·면세점 한류상품 싹쓸이
이슈추적, 6000 요우커가 훓고 간 자리
황금알 낳는 'MICE' 관광의 힘
中 아오란그룹 6000명 단체포상휴가
치킨3000마리·캔맥 4500개 휩쓸어
140여대 대형버스 타고 면세점 투어
신라아이파크, 하루새 20억우너 매출
'태후' 효과…화장품·액세서리 불티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치킨을 뜯어도, 쇼핑을 해도, 수족관을 구경해도 대륙의 스케일은 남달랐다. '상륙작전'을 방불케하는 규모는 물론이고, 훑고 지나는 자리마다 물건은 동이났다. 지난달 26일 인천으로 입국해 지난 3일까지 한국에 머무른 중국 아오란(AURANCE)그룹 임직원들 얘기다. 아오란 그룹은 광저우에 본사를 둔 화장품과 의료기기 제조ㆍ판매 회사다. 한국으로 포상휴가를 온 6000명의 관광객들은 어떤 기록을 남기고 떠났을까.
아오란 일행은 입국 직후부터 '치맥(치킨과 맥주)파티'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 28일 저녁 중구 월미도 문화의 거리. 한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주인공이 즐겨 먹던 치맥체험을 위해 모인 인원만 4500명이다. 소위 퇴근 후 조촐한 술자리의 대명사 '치맥'이 대규모 파티 아이템으로 탈바꿈 한 것. 이날 아오란 일행은 총 3000마리의 치킨을 먹어치웠다. 호식이 두마리치킨이 크리스피치킨 1500마리와 치밥(매운 바비큐 치킨과 쌀밥) 1500마리, 감자튀김 750개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여행사에서도 캔맥주 4500개(225만ml)를 풀었다.
바삭한 튀김옷을 살리기 위한 작업도 비상작전을 연상시켰다. 50개 전 점포에서는 튀김 직전 하루 숙성 과정을 거치기 위해 생닭을 냉장고에 가득 넣어뒀고 행사 당일 오전부터 튀김 요리를 시작했다. 닭을 튀기자마자 선풍기 바람에 곧바로 냉각하는 기법을 처음 적용했다. 이를 위해 냉각용 선풍기 100대를 새로 구입하기도 했다. 배달에는 승용차 20여대가 동원됐다. 치맥파티가 끝난 뒤, 이들이 떠난 자리에는 닭뼈가 산처럼 쌓였다는 후문이다.
쇼핑 규모는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다. 움직이는 곳마다 140여대의 대형버스가 동원됐고 일행이 버스에 타고 내리는 데에만 수십분이 걸렸다. 한국에서 아오란 일행은 공식일정으로만 총 5곳의 면세점을 방문했다. 입국 직후 인천 엔타스면세점을 찾았고, 용산 신라아이파크면세점과 사후면세점인 엘아이에스면세점(3월31일~4월1일), 여의도 갤러리아면세점 63과 롯데면세점 코엑스점(4월1~2일)을 찾았다. 각 면세점마다 2~3시간 정도를 머물렀다.
가장 불티나게 팔린 제품은 한국산 화장품이다. 6000명이 방문한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지난 31일 하루에만 2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달 25일 정식 개장 이후 실적의 2배 수준이다. 입장객을 기준으로는 개장 이래 최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최근 중국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드라마 '태양의 후예' 효과로 주얼리 브랜드 제이에스티나의 귀걸이를 100개씩 구매해가는 관광객도 있었고, 송혜교가 바른 라네즈 쿠션파운데이션은 잘 팔리다 못해 동이났다. 이날 아모레퍼시픽의 6개 브랜드(설화수, 헤라, 라네즈, 아이오페, 아모레퍼시픽, 리리코스) 매출은 평소 대비 2.5배 뛰었다. 후, 숨, 오휘 등으로 유명한 LG생활건강도 2~3배, 미샤는 평소보다 4배는 매출이 급증했다. 매장 관계자는 "한 사람당 수십개씩 사다보니까, 몇 팀만 지나가도 금세 물건이 완판된다"면서 "지속적으로 물량을 체크하며 주문을 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중국인 관광객들이 유입되지 않았던 여의도에도 수천명이 줄지어 이동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63빌딩 내의 전망대와 면세점(갤러리아면세점 63)을 찾은 이들로 건물 일대는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총 5000명의 직원들이 4월1~2일 이틀에 걸쳐 여의도를 찾았다. 면세점 관계자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등장한 홍삼 제품이나 레이벤 선글라스, 화장품 등이 가장 인기였다"고 전했다. 갤러리아면세점은 아오란 임직원들만을 위한 별도의 물티슈 사은품을 6000개 준비하기도 했다. 이들은 전날 일산 아쿠아리움인 한화 아쿠아플라넷 일산에도 방문했다.
대형면세점 뿐 아니라 중소형 시설에도 이들의 발길은 이어졌다. 사후면세 전문회사 엘아이에스가 운영하는 서울 용산구의 화장품 전문 매장 '진선미'는 아오란 일행 2500여명의 방문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일매출을 올렸다고 전했다. 보톡스 크림, 마스크팩 등 기능성 화장품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아오란 일행이 입국해 처음 방문한 엔타스면세점의 경우 개장 이래 처음으로 하루 2000명의 대규모 관광객을 맞아 즐거운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이 같은 대규모 고객을 지속적으로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이 시장을 마이스(MICE)라 부르는데,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trip), 컨벤션(Convention), 전시박람회와 이벤트(Exhibition&Event)의 영문 앞 글자를 딴 말이다. 각종 국제회의와 기업 인센티브 여행, 대규모 컨벤션과 국제전시회 행사 유치는 일자리와 부가가치 창출이 뛰어나 '굴뚝 없는 황금산업'으로도 불린다. 서울시에 따르면 기업이 비용을 대 입국하는 마이스 관광객은 일반 관광객 대비 소비 지출액이 1.7배에 달한다. 오는 5월(5~13일)에도 건강ㆍ보건제품 생산판매업체 난징중마이에서 단체관광객 8000명을 서울로 보낸다. 아오란그룹 역시 앞으로 3년간 임직원 포상관광 차원에서 인천을 방문할 예정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