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국립중앙박물관 신임 관장 31일 첫 기자간담회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개방과 협력을 강화하겠다. 그동안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인식을 불식시키도록 힘을 기울이겠다. 전시실처럼 수장고도 열어젖히겠다는 각오다. 문화재청 등 관계기관은 물론, 공사립박물관과 함께 가겠다."
지난 14일 취임한 이영훈(60) 국립중앙박물관 신임 관장은 31일 기자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개방과 협력'을 강조하며, 취임 인사말을 전했다. 최근 논란이 된 지광국사탑 사자상과도 무관하지 않은 듯했다. 원래는 일본에 빼앗긴 것으로 알려져 있던 사자상이었지만 근래 이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됐기 때문이다.
그는 이어 "수장고의 발굴 전시는 물론, 시대와 장소 그리고 장르를 넘나드는 특별전도 기획해나갈 예정이며, 우리 전통문화를 외국에 알리는 동시에 외국문화를 접할 수 있는 국제교류도 늘리겠다"라며 "박물관을 국민들이 즐겨 찾는 열린 문화공간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이 관장은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13개 소속박물관에 대해서도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내가 소속박물관에 오래 근무한 설움이 있다"며 "그동안 '지방박물관'이라고 표현해왔지만, 수도권이 아니라고 '지방'으로 분류하고 소홀히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며 "인력과 예산 확충을 통해 '소속박물관'의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에 국립으로 전환된 미륵사지유물전시관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지원을 해 나갈것이라고 했다.
이 프랑스장식미술전은 김영나 전 관장이 청와대 외압으로 교체됐다는 일부 언론보도와 관련된 전시다. 김 전 관장은 루이뷔통 등 명품이 포함될 계획이었던 프랑스장식미술전을 반대하다가 경질된 것으로 최근 전해졌다.
김 전 관장 경질에 대해 이 신임 관장은 "인사 대상자로서 뭐라고 답변하기 적절치 않은 위치에 있다"며 "다만 우리는 국가기관이고 전시를 함께하려고 했던 프랑스 파리 장식미술관은 법인이다 보니 운영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명품 재단의 후원을 원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다만 상업적 전시라고 무조건 배척할 수는 없고, 그때그때 관람객에게 뭐가 가장 좋은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영훈 신임 관장은 서울대에서 고고학과 고고미술사학을 전공하고, 국립중앙박물관, 경주박물관에서 20여년을 일해 오다 지난 2007년부터 최근까지 경주박물관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고분미술 1, 2'가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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