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서연 기자] 이민화(사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치킨집 창업보다 스타트업 투자가 훨씬 수익성이 좋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치킨집으로 대표되는 생계형 창업이 중산층을 몰락시키고, 창조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활성화해 혁신형 창업을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에서 생계형 창업은 가장 많고, 혁신형 창업은 가장 적은 국가 중 하나가 한국"이라면서 "미래가치도 적고 생존율도 낮은 생계형 창업이 대한민국 경제의 본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혁신형 창업을 장려하는 방법으로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의 활성화를 꼽았다.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 시장을 키우면 퇴직자의 자산이 생계형 창업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국내 크라우드펀딩 활성화를 막는 대표적인 규제로는 200만원으로 제한된 개별 기업 투자한도와 일반투자자의 1년 환매 금지 조항을 꼽았다.
그는 "투자한도를 정해놓는 것보다는 분산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투자자보호"라며 "하나 하나의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지만 이를 10~20개로 나눠 분산투자하고 반복 투자한다면 위험도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투자자들이 크라우드펀딩에 투자하려면 이 회사가 좋은 회사인지 나쁜 회사인지 알아야하는데 국내 법에서는 기업에 대한 자문을 못하게 돼 있는 점 역시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크라우드펀딩이 사회적 안전망 구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벤처 하나가 창업되면 평균적으로 170억원의 가치를 만들고 40명의 인력 고용으로 이어진다"며 "연간 4000개가 창업된다고 가정하면 1만5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라우드펀딩이 청년들이 부담 없이 창업할 수 있는 인큐베이터가 될 수 있는 동시에 고용창출 효과까지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 완화, 세제 혜택 제공과 동시에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도 동반돼야 할 중요한 요소라는 게 이 교수의 의견이다. 그는 "창조경제란 실패를 먹고 자라는 것"이라면서 "창조경제와 크라우드펀딩 활성화를 위해서는 선진국과 같이 혁신의 안전망을 갖추고 실패에 박수쳐 줄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한다"고 강조했다.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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