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공천작업을 마치고 최고위원회에 공을 넘겼다. 하지만 컷오프(현역배제) 된 의원 대부분이 청와대와 맞섰던 비박(비박근혜) 인사들이라, 이 위원장이 청와대와 물밑 교감으로 공천작업이 진행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15일 발표된 컷오프(공천배제)명단에 비박 의원은 7명이 이름을 올렸다. 대표적인 인물이 5선의 친이(친이명박)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이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박근혜 대통령과 충돌해 왔던 그는 "독재자의 딸"이라는 표현도 서슴없이 던진 바 있다. 여당 의원이면서 박 정부 비판도 서슴지 않아 청와대와 내내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다.
반면 김무성 대표 측근들은 대부분 살아남았다. 김성태(서울 강서을)ㆍ김학용(경기 안성) 의원은 이날 단수추천돼 공천권을 따냈다. 김 대표가 청와대와 맞서도 항상 한발 물러섰던 것을 감안하면 이날 공천 결과는 의미심장하다. 김 대표도 공천 탈락을 염려하던 측근들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공천학살을 주도한 곳으로 청와대를 꼽고 있다. 청와대와 이 위원장 사이의 가교역으로 지목되는 인물이 현기환 대통령정무수석이다. 이미 현 수석은 이 위원장과의 관계 때문에 한차례 곤혹을 치른바 있다. 지난 9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이 위원장과 현 수석이 비공개 회동을 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청와대는 부인했지만 이 위원장은 "누굴 만나든 문제 되나"며 확인해 주지 않았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당의 공천 결정 에 대해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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