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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이 있고 향기가 있는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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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제품 매년 10%씩 성장…양키캔들 매장 3년새 30배로
'어른의 색칠공부' 컬러링북 인기…반려식물 기르기도 열풍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기하영 수습기자] 매일 격무에 시달리는 직장인 이모(42·여)씨는 주말이면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데 집중한다. 충분히 잠을 자고, TV조차 켜지 않은 상태로 편안히 쉬다가 집 근처 카페에서 다소 비싸지만 예쁘고 달콤한 조각케이크를 맛보는 것으로 한주간의 스트레스를 푼다. 이씨는 "주변에선 운동이나 종교 활동을 해보라고 조언하지만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쳤을 땐 무조건 쉬고 회복하는 방법밖에 없더라"고 털어놨다.
마음과 정신의 치유를 뜻하는 '힐링'이 새로운 사회문화 코드로 부상하고 있다. 경기부진이 장기화되고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취업난 등으로 생존 경쟁에 내몰린 젊은층들을 중심으로 공감과 위로, 치유에 대한 수요가 급증세를 보이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상에서 '작은 힐링'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향초를 비롯한 향기제품의 소비가 그 대표적인 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탈취·향균·방향제 등 국내 향기제품 시장은 연 매출 2조5000억원 규모로 매년 10% 가까이 성장하고 있다. 국내시장의 50%를 차지하는 향초 브랜드 '양키캔들' 수입을 담당하는 아로마무역 관계자는 "힐링 열풍과 함께 향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한국진출 3년 만에 매장이 150개로 30배나 늘었다"고 설명했다.

노량진 학원가 인근의 향초매장 직원은 "수험생들도 향초를 많이 찾는다"며 "주로 심신을 안정시키고 집중력을 높여주는 라벤더나 유칼립투스향이 인기"라고 귀띔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불이 붙기 시작한 컬러링북 열풍도 계속되고 있다. 안티 스트레스 컬러링북이란 부제를 달고 출시된 릫비밀의 정원릮은 완성된 밑그림에 색칠만 하면 돼 일명 '어른들의 색칠놀이'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직장인 김희선(31·여) 씨는 "색칠에 몰두하다보면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며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완성해 가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2014년 시중에 4~5권에 불과하던 컬러링북 종류는 현재 300권 수준으로 늘어났다. 온라인에선 컬러링북 관련 소모임도 인기다.

사무실이나 집안에서 키우는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반려동물처럼 개인에게 심리적·정서적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선인장과 같이 상대적으로 간편하게 키우기 좋은 다육식물의 인기가 높다.

온라인쇼핑몰 11번가에서는 지난달 미니화분, 다육식물, 모종 등 원예·화분의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1% 늘었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선 4000여개의 반려식물 사진들이 공유되고 있는 실정이다.

2013년 삼성경제연구소가 발간한 '힐링으로 힐링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멘탈케어, 명상, 요가, 스파, 휴양관광 같은 힐링산업이 발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이러한 힐링산업이 이제 막 기지개를 켜는 단계지만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큰 분야로 예측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의 트렌드에서 벗어나 혼자 생각을 정리하며 힐링할 수 있는 릫안티 스트레스릮 취미족이 증가하고 있다"며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복잡하지 않고 어디서든 쉽게 집중할 수 있는 컬러링북, 붓이나 펜을 이용한 캘리그라피 등의 취미용품이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기하영 수습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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